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다시 오실 때가 언제인지 모르니 우리 모두 깨어 있으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주님이 오실 것이니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십니다.(루카 12,35) 예수님이 오셨을 때 깨어 있고 준비가 되어 있는 종들은 복되다고 하십니다.(루카 12,37)

 

 우리는 매일 미사 때마다 주님의 기도 후에 이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여기서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라는 기도가 바로 오늘 복음 말씀에서 그대로 나온 것입니다. 재림은 말 그대로 다시 오신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dl천 년 전 이 세상에 내려오셨고, 언젠가 다시 이 세상에 오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달리 약속에 충실하신 분이시니, 언젠가 당신이 정하신 때에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늘 깨어 있으면서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보좌신부 시절, 청년들과 성경 나눔을 할 때 나눔 교재에 이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오늘 내 방에 오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요?’ 그 교재는 객관식으로 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 보기가 있었습니다.

 

① 이제 공부 좀 해야지?

② 음악과 TV와 컴퓨터에서 좀 빠져 나오너라.

③ 방 청소 좀 해라.

④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이나 있느냐?

⑤ 매사에 부지런하고 이웃에게 봉사해라.

⑥ 기도 좀 해라.

⑦ 놀랬지? 그러니 늘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

⑧ 네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⑨ 이제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었느냐?

 

 저는 이 중에서 7번 보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놀랬지? 그러니 늘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 이 보기가 오늘 복음의 말씀과도 일치합니다. 우리는 마치 예수님이 전혀 오지 않을 듯이 그냥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예수님이 찾아오시면 정말 깜짝 놀랄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시는 것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봅시다. ‘만일 예수님께서 오늘 나에게 오신다면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실까?’ ‘지금 나의 신앙생활과 내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은 무슨 말씀을 하실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면 우리는 나의 신앙생활과 지금 내 삶의 모습들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깨어 있으면서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