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만나는 특별한 장소로서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셨습니다. 예수님께는 성전이 당신 아버지의 집이며 기도하는 공간입니다. 그런 거룩하고 소중한 곳을 환전상들과 가축 상인들이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어 버렸기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매우 분노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그들을 모두 쫓아내 버린 것은 결국 하느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집에 대한 이 열정이 예수님을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 정화 사건을 일으키지 않으셨다면 성전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행동으로 인해 그들이 더 이상 성전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되고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숨겨진 비리들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성전 정화를 하시면 성전의 종교 지도자들이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부당한 거래 행위와 그 뒤에 숨겨져 있는 환전상들과 종교 지도자들 간의 검은 커넥션을 그냥 넘기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집, 백성들이 아버지께 기도하는 거룩한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성전 정화 사건을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신비를 비유적인 의미로 풀이해 봅시다. 소를 파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그들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찾는 자들입니다. 구원을 갈망하지 않는 자들은 온통 장사 생각 뿐입니다.

이 세상의 덧없고 일시적인 것을 얻어서 도대체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그것이 돈이든 음식을 풍족하게 먹는 것이든 같은 인간들에게서 칭송을 받는 일이든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연기이고 바람이 아닙니까?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지 않습니까? 사라지고 마는 것들에 매달리는 자들은 불행합니다. 그들은 그것들과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여러분, 그러한 것들을 추구하는 자들이 그것들을 ‘파는 자’들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찾는 사람들이야말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로부터 쫓겨난 바로 그 장사꾼들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익을 찾습니까?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찾습니까? 우리가 교회 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찾고 추구한다면 우리 또한 성전의 장사꾼이 되는 것이고 예수님은 그런 우리를 채찍으로 내쫓아 버리실 것입니다.

교부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각자 안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 몹시 마음을 쓰셨습니다. 그분은 이 집이 장사하는 집이 되거나 기도의 집이 도둑의 소굴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라는 말씀은 하느님께서 사람의 영혼 특히 지극히 거룩한 신앙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들의 영혼이 당신의 뜻에 맞지 않는 어떠한 것과도 섞이지 않기를 바라신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