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오늘 제2독서 말씀을 이렇게 해설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바로 우리에 대한 그리스도의 무한한 사랑과 배려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어떤 의미로 ‘큰 소리로 부르짖고’ 라는 표현을 썼겠습니까? 복음서 그 어느 곳에도 이런 표현은 나오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셨다거나 소리를 지르셨다는 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당신을 한없이 낮추시어 우리에게로 내려오셨음을 뜻할 뿐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며 하느님과 본질적으로 똑같은 분이신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한없이 낮추시어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 엄청난 신비는 오직 사랑으로만 풀어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한없이 낮추시어 인간이 되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사랑은 머리나 지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사람이 되신 사건을 머리나 지성으로만 파악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다 이단이 되었습니다. 사랑은 파악해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고 감사하며 간직하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오늘 복음 말씀을 이렇게 해설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됩니다.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이 말씀이 무슨 뜻일까요? 예수님처럼 큰 힘을 지니신 분께서 그 길을 힘겹게 느끼시는데 제가 그것을 어떻게 견뎌 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이미 제 머릿속에 답을 던져 주십니다.

‘이제 너는 나를 훨씬 더 잘 따를 수 있다. 네가 이 일을 겪은 것은 너의 인내심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너는 너에게 말하는 것 같은 내 힘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제 나에게서 네 나약함의 소리를 들어라. 나는 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데 필요한 힘을 준다. 네가 계속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닦기 위해, 네가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내가 짊어진다.’

주님, 당신의 자비를 알겠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나약함을 절실히 느끼며 마음이 산란한 이들을 당신의 몸 안에서 위로하여 그들이 완전한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몸소 마음의 산란함을 겪으시니, 주님, 당신은 너무나 위대하십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예수님께서 마음의 산란함을 겪으신 것이 바로 끊임없이 자신의 나약함을 절실히 느끼며 마음이 산란한 우리들을 위로해주시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또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정말 끊임없이 자신의 나약함과 비참함을 절실히 느끼며, 또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산란한 상태로 살아갑니다. 그런 우리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시려고 예수님께서 몸소 우리의 산란한 마음을 겪으십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의 위대함입니다. 그분은 애초부터 인간이 되실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하여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죄가 없으셨기에 십자가 죽음을 겪을 필요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 많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죽음을 겪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큰 사랑을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사랑은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원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