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나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과 물건과 그 모든 것을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주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이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은 없습니다. 이 가장 귀한 생명조차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어놓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큰 사랑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랑을 따로 가르쳐주는 학교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또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부모님은 자기 자녀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내어 줍니다. 자녀는 알든 모르든 부모님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납니다. 이렇게 볼 때 가정은 우리가 사랑을 처음으로 배우는 곳입니다.

우리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정을 넘어서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도 사랑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깨달아 갑니다.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서 열렬히 사랑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결혼을 해서 함께 살아갑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랑이 감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워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신앙 공동체에서든, 그 어디에서든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아갑니다. 이 세상에서 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누구든지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고,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미워하거나 아예 무관심합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저마다 각기 다른 생각과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다 보면 아픔과 상처가 생겨납니다. 사랑하면 그저 행복할 줄 알았는데, 사랑을 하면 할수록 희생과 고통이 뒤따르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할수록 사랑이 그저 동화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이 참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사랑은 상처를 받아야 하며 자기 자신을 비워 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고결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허리 숙여 상처와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이 말씀대로 우리는 사랑을 하면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쉽게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아픔과 상처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사람들은 불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비논리적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고,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배반을 했고, 고통과 죽음까지도 안겨주었지만, 그래도 예수님은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하나뿐인 당신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 가족이든 아니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신자이든 아니든, 내가 알든 모르든 아무 상관없이 그 모두를 사랑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이었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고 우리에게 명령하신 바로 그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