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주인!!!

이튼 타운의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잘 지내고 계십니까?

 로사리오 신부입니다. 


지금은 미국 시간으로 오후 6-7시가 되었을 것입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으나 아직 적응하지 못

하고 새벽 두 시에 일어나 여지껏 앉아 있습니다. 짐정리를 조

금 하다가, T V 도 한참 보다가 이른 새벽 아침을 먹고 아침 기

도를 하고 앉았습니다. 머리는 멍하고 팔은 힘이 없습니다. 그

래도 오늘은 여러분들게 마지막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지난 13일 밤 정확히는 14일 새벽0:50 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새벽에 떨어졌습니다.

13일 저녁 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사제관 아들들이 공항에까지 왔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한 잔 세게 마시고 정신없이 자야지 하

는 마음으로 소주를 한 잔 했는데 영 술이 취하지 않았습니다.

공항에 혼자 멍하니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성경 공

부 하신 분들께서 주신 편지가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 읽다가,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다행히 옆자리에 공

석이라 편하였습니다. 묵주를 꺼내어 손에 들고 창밖을 보았더

랬습니다.

뉴욕의 밤하늘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했습니다. “Good Bye America, Good Bye 

my First Love" 그리고는 기절하듯이 잠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묵주기도를 드리고 또 잠들고 또 묵주를 돌리고 또 

잠들고 우리 이튼 가족들의 사랑에 감사하며, 헬렌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묵주

를 돌리고 잠들고 또 기도하다 잠들고 그렇게 인천에 내렸습니

다.

공항밖으로 나가 담배 한 대를 피웠습니다. 오랜시간 담배를 

안 피우고 피우니 머리가 띵하며 정신이 몽롱하였습니다. 그래

도 몇 대의 담배를 더 피웠습니다. 그리곤 또 부산으로 오는 비

행기를 타고 부산에 내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누가 라이드를 해 준다고 했지만, 그게 미국에 살면서 라이드

를 하도 많이 하다 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내 맘 편하고 싶은 욕심에 택시 타고 집에 들려 어머니께 

잠시 코빼기 보여 드리고 이차룡 바오로 신부님도 뵙고, 교구

청에 들려 이 곳 호계 성당 인수인계도 받고 저녁에는 김주현 

신부의 차로 함께 호계로 밤 9시 반에나 들어 왔습니다.

아무도 없기를 바라고 그저 성당에 문만 열려 있기를 바랬는

데 

수많은 교우분들이 도열을 한체 박수를 치시는 바람에 얼마나 

쑥스럽고 부끄러운지 안겨주시는 꽃다발을 들고 성당에 들어

가 잠시 기도를 하는데 온 신자들이 다 따라와 함께 기도하시

는 바람에 마음껏 기도도 못하고 대충 눈치만 보고 기도하는 

척만 하다가(너무 노골적으로 사실을 말하는데요^^) 사제관

에 들어와 사목위원들과 잠시 만남을 하고 첫 날밤을 보냈습니

다. 다행히 김주현 신부님이 첫날 밤을 함께 해주어 겁 많은(?) 

제가 잘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미사를 하는데 왜 그리 떨리던지요. 손

바닥에 땀이 다 고였습니다. 맨날 벽만 보고 혼자 미사 하다가 

내가 뭐라고 이야기를 해도 형님 같고, 누님들 같고, 어머니들 

같아 편하던 우리 이튼의 가족들 얼굴이 아닌 낯선 사람들의 

얼굴, 그것도 평일 미사인데 우리 성당 신자수만큼이나 아니 

이제는 우리 성당이 아니지요... 흑흑... 이튼 타운 신자들 전부

를 다 모아놓은 듯 많은 분들의 얼굴을 보니 정말 다리가 떨리

더이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조금 떨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실례는 안했습니다. ^^*

그런데 강론 시간 때 그만 실수를 했습니다.

“여러분 죄송하지만, 제가 비행기에 몸은 실었는데 그만 마음

을 못 실었습니다. 마음이 배달되어 오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때부터 강론 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을 해 버리고 말았습

니다. 조금 후회했지만 사실이기에 미안하면서도 감추기 싫었

습니다.

그런데 어제 제 이삿짐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정말 이제는 미

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곳이 바로 내 삶의 자리임을 

확연하게 선명하게 그리고 분명히 새겨주는 짐이었습니다.

그 짐에 이제 제 마음도 배달되어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풀

어지는 하나 하나의 박스 안에 흩어졌던 제 마음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마음들을 밤 세우며 조각 조각 맞추

었습니다. 이제 덧칠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각들 하나 하나 모두 하나 이제 다 저에게로 배달 되어 왔습

니다.

사랑하는 이튼 타운 형제 자매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때로 많은 날들 혼자 쓸쓸히 한숨 쉬며 눈물짓

는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4년 7개월 행복한 기억이 훨씬 많아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많아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이 부족한 

사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아마 잠시 후면 이차룡 바오로 신부님

께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실 것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저도 적응이 안되는데 신부님께서야 얼

마나 정신이 없으실까 생각합니다. 이제 이 신부님과 또 행복

한 공동체 더 아름다운 공동체 참으로 사제와 함께 더더욱 풍

요로운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이제 

몸도 마음도 이곳으로 다 옮겨 왔기에 오늘 미사 강론 준비나 

시작하려고 합니다.

건강들 하십시오. 그리고 새 신부님과 새로운 사랑, 뜨거운 사

랑 나누십시오. 저 역시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뜨겁게 새로운 사

랑을 시작하렵니다. 그럼 모두들 안녕히

한국 시각으로 10월 17일 새벽에 로사리오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