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여라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올해는 잦은 눈과 비로 인해 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여름을 맞이하는 가 봅니다.

한 동안 뜸했던 ‘이튼의 향기’를 새롭게 선보일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전에 책과 같은 많은 분량이 아니라 소공동체 소식지의 성격으로 제작하였으며,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공들인 거라 더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월 어르신 효도잔치며, ‘이튼의 향기’ 소식지 발간이며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는 신부님이나 회장님이 바뀌어도 우리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고해 주신 홍보분과 여러분들과 글을 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3,33-35)

예수님은 우리에게 새 계명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새 계명이 무엇입니까? “사랑하라”는 계명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어떤 처지에서도 사랑하라.”는 계명이 새로운 계명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는 낡은 정의가 통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정의는 백배의 복수입니다. 내 부모를 죽인 원수, 내 형제나 스승을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칼을 가는 것이 우리들의 정서였다면, 이보다 조금 발전한 것이 탈리온 법칙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동태복수법입니다. 다시 말하면 네가 나에게 입힌 피해만큼 되갚아준다는 내용으로 나를 사랑한 사람만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사랑을 포기하지 마라. 너의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는 새 계명을 가지고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영웅의 모방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방입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길을 끝까지 따라 가지 않으면 아버지의 아들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이것입니다.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예수님은 피를 흘리셨고 우리는 그분의 죽음 덕분에 죄사함을 받고 구원받았습니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씀대로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 놓으셨습니다. 혹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배우자를 위하여, 자식을 위하여 목숨을 내 놓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생판 모르는 사람을 위하여, 더구나 나에게 상처를 주고 원한과 미움에 가득 찬 사람을 위하여, 원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주님은 우리에게 적당히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처럼 사랑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목숨까지도 내어 놓을 정도로 치열하게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입니까? 예수님은 사랑의 가치를 의심하는 우리에게 사랑만이 승리하고 죽음까지도 이긴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시간은 사랑하는데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곁에는 사랑할 사람만이 있습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네 부모님께 안부전화 자주 해 드리고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 효도하는 길입니다. 있을 때 잘 해 드리세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 말을 다시 풀이하면 “내가 너희를 용서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용서하여라.” 용서와 함께 살아가면 세상은 천국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야 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 땅에서부터 시작되는 나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니요?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고, 서로 존경하고, 서로 나누고 베풀며,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웃에게 좋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보면 천국이 우리 안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이분 사랑이 진짜 사랑입니다. 우리는 부활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될 것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010 사목방침

좋은 본당가꾸기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