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숙합니다.

괜히 거리도 스산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11월에게는 왠지 가을보다는 겨울이 더 어울린다는 느낌 탓이겠지요?

이즈음

아버지처럼 살펴주시고  형님처럼 챙겨주시는 분,

때문에 제게는 늘상

‘큰 어른’이신 신부님께서 부친상을 당하셨습니다.

천수의 은혜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어르신께서 누리신 넉넉한 삶의 품에 더욱 감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것

아무 상관이 없이 마음이 쓰려와서

자꾸만 

아들 사제를 위해서

평생 

기도만 바치다 떠나신 어르신의 사랑을 더듬는

아들사제의 심정을 위로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봉헌된 자

나지르인

부모님마저도 돌볼 여력이 없는

모자란 자식의 모습은

외로움이 아닌

아픔이 아닌

등 뒤에 숨겨진 눈물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부모님 삶에

거친 옹이처럼 불거져 있는 아픈 존재가

사제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보다 더한 

밤잠을 앗는 생인손일까요?

혹은 지혈되지 않아 내내 쓰라린 상처일까요?

어쩌면

결코 놓을 수 없어 염려로 지새는 기도가

감은 눈에도 자꾸만 밟혀서 밤을 새는 뒤척임이

사제를 둔 부모님의

가장 큰 멍에는 아닐까 싶습니다.

헛헛한 아쉬움만

채우지 못할 죄송함만

가득 가득 해서

길어 올리는 마음마다 맺혀있는 울음이

주님의 것으로 가득한 사제의 어깨에서

더 이상

도무지 다른 무엇도

더 얹을 수 없다는

약한 인간의 고백을 들었습니다.

이제 위령성월입니다.

삶의 한계를 생각하고 죽음의 가치를 기억하며

교회는

도약하는 생명의 삶과

환호하는 부활의 약속을 선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현실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할 수 없다는

사실은 힘들고

아픕니다.

+++

낳아주신 부모님께

피를 나눈 형제에게

소홀하고 

허술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저희 사제들은

온통 하느님의 것이 되어 살아가기 위해서

하느님,

당신과 씨름합니다.

부디 당신을 뵙는 이스라엘이 되게 하소서.

주님을 뵈옴으로 얻은 복된 함성으로

세상의 단단한 성벽을

소리친 말씀으로

무너져 내리게 하는 은총의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산 이와 죽은 이

모두의 모든 것이 되시는 주님

‘당신께 모두를 봉헌하오니 자비를 베푸소서’

 
 ♤..가난함을 주소서 ..♤ 

오 주여 나에게 가난함을 주옵소서
빈 가슴으로 드리니 사랑으로 채우소서
오 주여 나에게 겸손함을 주옵소서
온 가슴으로 기다리니 나를 찾아오소서
나를 찾아오소서 나를 온전히 받아들여 주소서,주여
빛이 되어 오소서 세상 끝까지 전하오리다 전하오리다
나는 기뻐 부르짖었나이다 기뻐 뛰었나이다
작은가슴,가슴으로 외치나이다 당신을 부르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 전하오리다
어두움에 빛이 되어 오셨음을 전하오리다 


나는 기뻐 부르짖었나이다 기뻐 뛰었나이다
작은가슴,가슴으로 외치나이다 당신을 부르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 전하오리다
어두움에 빛이 되어 오셨음을 전하오리다 

나는 기뻐 부르짖었나이다 기뻐 뛰었나이다
작은가슴,가슴으로 외치나이다 당신을 부르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 전하오리다
어두움에 빛이 되어 오셨음을 전하오리다 
가난함을 주소서 나를 채워주소서 
겸손함을 주소서 나를 찾아오소서
나를 찾아오소서


Ps:장재봉신부님글 입니다
 
 
 
 
Peter song 
송 베드로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