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있었으면 참 좋았을것 같은 모양의 아담한 교회

믿음의 크기를 신부님 탓으로 돌리며 투덜대도 사랑으로 감싸는 신부님.

몇 주. 몇 달씩 냉담뒤에 찾아가도 어제 만나고 헤어진 사람처럼

따스하게 반기는 교우들.

크고 많은 신자가 아니어도 있을일 할 일 빠짐없이 다해내는 교회

그래서 주님의 은총이 가득한 그런 교회입니다.

제게 교회는 믿음을 가르쳤고, 친구 와 이웃을 소개해줬고, 골프도 가르켜(?)

줬습니다.

그리고 이민 생활에 듣든한 후원자였고 울타리였습니다.

이튼타운 성당은...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족같은 공동체였습니다.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난 죄스러움에 이제사 귀국 신고를 합니다.

* * *

나는 한국사람이고 여기는 한국이 틀림없는데....

길도 설고 사람도 설고 .... 생각까지도 모든게 다 설다

고향 떠나 10년이면 고향도 타향이고 타향도 고향이라더니 세달의 시간이 흡사

삼년쯤 된것같다.

먼저 떠나온 친구의 이야기가 6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들어가게 되더란다.

그리고 또 나오고 를 몇 번인가 반복하고 나서야 이제 정착을 하게 된것 같다는

이야기가 실감스럽다.

시간은 그냥 흐르는게 아니었다.

육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무형의 흐름이 내 모습을 바꾸고 생각도 바꿨다.

입에 달린 미국에서라는 말이 습관이 되어 혹 눈총이라도 받을까

우리끼리 이야기에 그곳을 말할라치면 미국대신 광주에서라고 말을 시작한다.

아내는 향수가(?) 꽤 깊은것 같다.

애둘러 일정을 잡은탓에 조금의 휴식도 없이 강행군을 한탓인지 ....

많던 웃음이 줄고 말도 많이 줄었다.

혹시 날이라도 세울까 두려워 말붙이기가 조심스럽다.

두달여의 고생 끝에 마지막 여정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활터전을 완성했다.

처가 식구들 몇 안남은 친구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도움을 줬다.

고향이 소중할 수 있었던 이유를 가르쳐준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 작은 한숨을 돌리고 나니 귀국 인사조차 변변히 하지 못했던 교우들이

그립다.

교포 생활의 social network란게 교회가 전부이니 미국생활의 사람 관계는

교우들이 전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진데 .....

망설임에 10년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 같아 자고나면 다시 올 사람처럼 그냥

떠나 왔다.

어려우면 다시 오라는 친우들의 이야기가 새삼 떠오른다.

허지만 내 나이 이순[耳順,]이니 ......또 다른 시작이란 언감생심이다.

하긴 耳順을 ,二筍으로 바꿔버리면 못할것도 없겠지만..

미국에서 살다 혹은 캐나다에서 살다온 교민들이 우연히 가게를 찾고 그쪽냄새가

난다며 살다 오지 안았냐고 은근히 떠본다.

내게서 살다온 냄새가 나는지 아님 인테리어 느낌 때문인지...

생각보다 귀국 보따리를 싼 사람들이 꽤 있다.

지금도 아내는 캐나다 교포였던 손님과 추억을 새기고 있다.

무슨 얘길하고 있을까.

반복된 일상에서 사계를 느끼게 했던 주일날 18번도로...

바다를 안고 살아도 한여름 수영복조차 입어본 기억이 없는 해변들..

네일가게 세탁소얘기....

아님 누군가에 대한 뒷담화..

그곳에 내가 있는데 벌써 추억이 되려한다.

물건을 사도 달러로 바꿔 생각하고 ...Oh, my God. Woops. Anywhere등

어설픈 영어가 참지못하고 입에서 튀어나가는 반푼인데..

자리가 안잡힌 탓 에 아직은 한가하다.

임대료나 낼 수 있을까 걱정이 없는건 아니지만 반응이 나쁘지 안아 희망을 가져본다.

그놈의 희망이란게 내 깊은병인것 같다.

가게이름은 안티쿠스 (antiquus) 커피 파스타 샌드위치 글구 맥주 와인을 판다.

그리고 흘러간 pop song도 판다.

이곳 사람들 이야기론 7080이라고 이야기하네요.

묻혀논 LP를 꺼내 먼지를 털고 그때음악을 듣는다. 역시좋다.

역시 고국이란 참 좋은 곳이라고 설나발 이라도 치고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어쨌든 뒤늦게라도 안부인사겸 귀국인사를 한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혹 귀국길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제이메일입니다. www.cafeantiqu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