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십시오"
작성자:
송상준 베드로         5/31/2013
내용:

 

 
사제 성화의 날 특집 /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사제상

 


   '사제 성화의 날'을 맞이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는 사제의 모습을 전해 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고 갑자기 부담이 느껴졌습니다. 사제로서 자기 다짐이면 몰라도 사제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끝내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이상적 사제상을 '좋은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것 말고 달리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양들의 생명을 풍성하게 하고, 양들을 위하여 목숨 바치는 좋은 목자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1.10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제들에게 '목자'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십시오."(Siate pastori con l'odore delle pecore.) 로마 주교로서 처음으로 교구 신부들과 함께하신 '성유 축성 미사' 때 하신 강론 말씀입니다. 이 말씀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히 교황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겠지만 이 말씀의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날 성유 축성 미사의 독서들은 '도유'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교황님은 "머리 위의 좋은 기름 같아라. 수염 위로, 아론의 수염 위로 흘러내리는, 그의 옷깃 위에 흘러내리는 기름 같아라"(시편 133,2)라는 시편 구절을 인용하셨습니다. 머리 위에 부은 좋은 기름이 수염 위로 흘러내려 옷깃 곧 옷 끝자락까지 적시듯, 귀한 기름 부음을 받은 사제들은 그 기름이 자신들을 통해 옷 끝자락으로 표현된 세상 끝, 세상의 "변두리"(le perferie)까지 흘러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이 시편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해설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사제의 도유가 사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 감옥에 갇힌 이, 앓는 이와 슬퍼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또 '좋은 사제'(il buon sacerdote)인지 아닌지는 백성이 기름부음을 받느냐 못 받느냐로 알 수 있게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신자들이 미사를 마치고 성당에서 나올 때 기쁜 얼굴로 나오면 그 신자는 사제에게서 기쁨의 기름으로 도유된 것이라고 일러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자들을 기쁘게 하려면 사제들은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와 신자들의 삶에 함께하며, 그들의 고통과 짐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신자들을 도유하는 것이고, 신자들에게 도유의 구원하는 힘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제는 신자들에게서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의 말을 들을 수 없고 그런 만큼 보람을 느끼지 못해 '슬픈 사제'(preti trisi)가 되고 만다고 지적하시면서, 오늘날 사제들의 신원에 대한 위기가 여기에서 비롯하는 만큼 사제들에게 "여러분은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십시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맛난 음식을 찾고, 향기로운 냄새를 좋아하고, '높은' 사람들, '고귀한' 사람들을 만나 '품격'을 뽐내려고 하는 저 자신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당연히 양 우리의 구리고 지린 냄새가 나야 목자지요. 그것을 부끄러워했으니 어찌 목자라 할 수 있었겠습니까?

 교황님께서는 또 다른 기회에도 이 말씀을 반복하시며 목자의 직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미사 강론에서는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에게 주교와 사제들이 늑대가 아니라 목자가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우리 주교들과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 사제직에) 충실하기 위해서, 또 양떼와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양들에게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분의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부를 쫓거나 헛된 것을 찾으면 우리는 목자가 아니라 늑대가 됩니다. 주님께서 그 유혹들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목자의 직분을 강조하시면서, 우리 사제들에게 좋은 마음(bont??)으로 부드럽게 애정을 가지고(con affetto e tenerezza) 신자들을 보살피라고 부탁하십니다. "좋은 마음 갖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노인들에게 다정다감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렇듯 짧고 쉬운 말씀으로 우리 사제들에게 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십니다.

   김종수 신부 (로마 한인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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