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번역문)
작성자:
김형기 스테파노         11/5/2020
내용: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이 글은 Guidepost 2013년 10월호에 게재된 'A Strength She Never Knew She Had'(By Lindy Wilson, Truckee, California)를 제가 번역한 겁니다. 좀 길기는 하지만, 감동적인 내용이니 끝까지 읽으시기 바랍니다. 김형기 스테파노

2006년 9월 12일 화요일 저녁, 전화벨이 울리자 내 심장의 고동이 빨라졌다. 아마 짐이 내 45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건 전화일 것이다. 결혼한 지 26년이 되었어도 우리는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만큼이나 사랑하고 있다. 아마 그때보다 더 깊이 사랑할지도 모른다.

막내가 막 대학교로 떠났고, 우리는 이런 때가 오기를 오랫동안 함께 고대했었다. 캠핑 여행. 주말에 시골 여관에서 지내기. 짐의 뒤에 앉아서 내 팔을 그의 허리에 두르고 그에게 기대서 그의 기운을 느끼는 낭만적인 오토바이 여행.

나는 수화기를 들었다.

   “린디 윌슨 씨입니까?” 라고 어떤 여자가 물었다. “저는 산타 로사 메모리얼 병원의 간호사입니다. 당신 남편에 관한 일인데요, 그가 큰 사고를 당했답니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날은 아름다운 늦여름의 어느 하루였다. 짐은 야마하 로열 스타 오토바이를 타고 산맥을 넘어서 네 시간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전기 시설 감독자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 

그는 내 생일에 집에서 떠나 있기를 싫어했다. 나는 그가 두고 간 장미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상태가 지극히 심각합니다,” 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바로 와 주셔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직접 운전해서 오지는 마십시오.”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우리의 친구 피터와 데비 부부에게 전화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뒤범벅이 된 말투로 전화기에 대고 마구 외쳤다. “바로 갈게,” 라고 데비가 말했다.

나는 소파에 쓰러졌다. 하느님, 제발 그를 데려가지 마세요. 그 사람 없이 저는 살 수 없습니다. 최근에 교회에서 간증한 어떤 여자의 말이 생각났다. 그녀의 남편은 경찰관이었는데 근무 중에 사망했다. 나는 그녀의 용기와 흔들림 없는 믿음에 놀라워했다.

“나는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라고 예배를 마친 후에 짐에게 말했던 기억이 났다. “당신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면 난 절대로 그런 믿음을 지킬 수 없을 거야.” 그러고는 남몰래 내가 틀렸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제 알았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피터와 데비였다. “우리가 병원에 데려다 줄게.” 라고 데비가 말했다. 그녀는 여행 가방을 찾아내서 나를 위해 짐을 꾸렸다. 또 뭐가 필요했을까? 나는 성경을 꽉 쥐었다. 산타 로사로 가는 네 시간 내내 나는 뒷좌석에 앉아서 아이들과 나머지 가족과 교회의 신자들에게 전화하는 동안에 성경을 꽉 움켜잡았다.

우리는 자정 무렵에 병원에 도착했다. 나에게 전화한 간호사를 대기실에게 만났다. “당신의 남편은 아직도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라고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트럭이 남편의 주행선을 침범해서 정면으로 들이받았습니다. 내장이 엄청나게 손상되어, 폐가 망가지고, 골반이 깨지고, 뼈가 많이 부러졌습니다.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원목(院牧) 님과 상담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원목이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었다. 짐은 트럭에 매우 세게 부딪혀서 트럭 지붕 위로 튕겨 올라갔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던 운전기사가 후진하며 그를 치었다. 원목은 위로를 청하는 기도를 바치자고 했지만, 나는 왜 그가 나를 만나는지 알아채었다. 짐은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내가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다는 건가? 다시는 그의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없다는 건가? 

오전 1시에 외과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와서 나에게 상황이 어떤지 얘기했다. “현재로서는, 짐이 살아날 가능성은 1% 정도입니다,” 라고 그가 말했다. “대부분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두 번이나 심장이 마비되어 다시 소생시켰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이 일찍 도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는 서둘러 수술실로 돌아갔다.

1%. 나는 기도하려 했으나 마음은 다시 그 무서운 통계 수치에 빠져 버렸다. 나는 지난 주일에 짐과 함께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를 방문했을 때 들은 성경 구절을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 떠오르지 않았다. 성경이 무거웠고, 그걸 매우 꽉 잡고 있었더니 손가락이 아팠다. 친구들이 드문드문 대기실로 들어왔다. 여동생. 담임 목사. 나는 모든 이에게 외과의사가 말한 짐의 소생 가능성에 관해 말했다. “1%랍니다,” 나는 되풀이해서 힘없이 말했다.

우리 담임 목사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하느님께서는 확률을 따지지 않으십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당신은 그분을 온전히, 100% 신뢰해야 합니다.”

우리 두 딸과 아들이 도착했다. “아빠는 어떠세요?” 라고 그들이 물었다. “언제 아빠를 볼 수 있나요?”

“아직도 수술받고 있으시단다,” 라고 내가 말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 앞에서 강해지려고 했지만,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간호사가 우리에게 왔다. 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직도 수술 중입니다,” 라고 그녀가 말했다. “계속 기도하십시오.” 나는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제 대기실은 친구들과 가족으로 가득 찼다. “다들 짐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 라고 데비가 말했다. “그리고 너를 위해서. 전국적으로 기도의 고리가 돌고 있어. 네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거야. 우리가 여기 있잖아.”

마침내 오전 5시에 간호사가 유리 미닫이문을 거쳐서 나를 중환자실로 데려갔는데 병상 주위에는 간호사들이 둘러서서 모니터와 주사관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병상에 누운 남자의 몸에는 많은 튜브와 전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의 몸은 온통 부풀어 거대하여, 날씬하고 건장한 나의 남편 같지 않았다. 

“이 사람은 짐이 아닌데요,” 라고 내가 말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다. “죄송하지만 그분이 맞습니다,” 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피를 많이 잃었어요. 그의 생명을 유지하려고 17리터나 수혈해야 했답니다. 지혈하기에 너무 바빠서 몸을 닦아 드릴 시간이 없었어요.”

나는 짐의 병상 옆으로 다가갔다. 유리 파편들이 그의 얼굴과 양팔에 박혀 있었다. 그의 가슴을 가로질러서 바퀴 자국이 있었다. 그의 오른쪽 다리는 아직도 뚜렷하게 골절되어 있었다. 간호사는 진료의 우선순위는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에 대한 조치이고 나머지는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나는 그가 고통스러울 거라는 걸 알았다. 그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 “사랑해요, 짐,” 이라고 나는 속삭였다. “이겨 내세요. 하느님께 매달려요. 그리고 우리 사랑에 매달려요.”

“그를 혼수상태로 두었습니다,” 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통증이 너무 심할 테고요, 아직은 너무 쇠약하답니다. 우리는 수시로 혈액을 바꿔주고 있습니다.”

나는 짐의 병상 옆에 머물러서 기도하였다. 모니터에서 나는 삑삑거리는 소리와 환기장치에서 나는 쉭쉭거리는 소리와 간호사들이 새 수액 봉지를 매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잠깐이라도 의식이 돌아왔는지 남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어느 땐가는 아이들이 중환자실에 잠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다른 가족들도, 친구들도. 담임 목사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낮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었다. 간신히 눈을 뜬 채로 있었다. 몸을 가누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잠에 떨어질 수 없었다. 짐에게는 내가 필요했다.

마침내 나의 딸 캐티가 와서 말했다. “모텔에 방을 잡아 두었어요. 아빠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우린 좀 자야 해요. 특히 엄마가. 거의 48시간이나 한숨도 안 주무셨어요.”

캐티는 내 손을 잡고 자신의 차로 데려갔다. 호텔에서 나는 샤워를 했다. 이틀 만에 처음으로 혼자가 되었다. 물이 내 몸에 비처럼 뿌렸다. 나는 차가운 타일 벽에 기대어 마구 흐느꼈다. 나는 더는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왜 하느님께서는 이걸 모르셨을까? 

나는 샤워를 마치고 나서 내 친구가 챙겨준 잠옷을 걸치고 기진맥진한 채로 침대에 누웠다. 내 여동생이 옆에 앉아서 내가 어느새 잠들 때까지 손을 잡아 주었다.

나는 눈을 뜨고 침대에 앉았다. 여동생과 딸들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방은 빛으로 가득 찼다. 밝지는 않았다. 부드럽고 흐릿한 게 마치 안개가 낀 듯했다. 그러나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편안했다. 빛은 나를 감쌌다. 그 빛은 내가 전에는 체험하지 못했던 평화로 나를 채워주는 거의 실제적인 존재였다.

나를 믿어라. 잘 될 것이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지만 메시지가 더 분명할 수 없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품에 안으셨다. 그분은 짐을 보살펴 주셨다. 그리고 그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어려움을 이겨 내도록 하셨다.

그날 아침 늦게 나는 중환자실로 갔다. 짐은 혼수상태에 빠져서 눈을 감은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의자를 침대 옆으로 끌어당기고 성경을 펼쳤다. 하지만 읽거나 말해야 한다는 걸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대신 나는 그의 손을 잡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나는 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꺼풀에 물기가 맺혀 있었다. 나는 몸을 숙이고 더 가까이서 보았다.

눈물이었다.

그가 내 말을 듣는다!

나는 짐의 얼굴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계속 노래했다. 눈물방울마다 작은 기적이었다. 그게 바로 주님이 주시는 것이었다. 확률이 아니라 기적이었다.

나는 간호사가 들어오는 것도 보지 못했다. “남편의 침대에 걸어 둘 성경 구절을 골라주면 제가 프린트해 드릴 수 있습니다,” 라고 그녀가 제의했다. 나는 성경을 응시했다. 혼란스러웠다.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저야 아무 때고 프린트해 드릴 수 있어요.”

나는 성경을 넘기다가 마침내 이사야서 40장 31절로 정했다. 그건 짐이 좋아하는 구절은 아니었지만 지금 그에게 적합한 말씀인 것 같았다: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나는 짐이 다시 걷고, 뛰고 회복되기를 바랐다.

그 구절은 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내내 병상 위에 붙여져 있었다. 사고 후에 스무 번의 수술을 거치고 11개월이나 지나서야 짐은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간호인과 대변인의 역할을 맡으며 내 안에 꿋꿋하고 대담한 기질이 있다는 걸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짐과 나는 그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다.

담임 목사께서 우리에게 체험을 신자들과 함께 나누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짐이 나와 함께 걸어서 성전에 들어선 주일에 그는 워커(보행 보조 기구)를 사용했지만, 그는 걸었다! 그는 앞으로 나가 우리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가장 신비스러운 부분까지 가지 않았는데도 나는 사람들의 눈에서 놀라워하는 기색을 보았다. 나는 손에 쥔 주보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이야기를 준비하는 동안에 그 주보가 우연히 내 눈에 띄었었다. 그건 짐이 사고를 당하기 전 주의 주보였다. 그날 우리는 나의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에 갔었다. 그날 설교의 주제가 된 성경 구절이 그 주보에 인쇄되어 있었다. 이사야서 40장 31절이었다. 내가 병원에서 짐을 위해 선택했다고 생각한 그 구절이었다. 그러나 그건 하느님이 나를 위해서도 선택하신 것이었다. 그분께서는 장차 우리에게 닥칠 고난에 대비하게 하시고, 우리가 필요함을 알기도 전에 우리의 의지를 강하게 해주셨다.  

다운로드 File:
      

글쓰기

1982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김형기 스테파노
11/26/2020
15
1981
바이칼 호의 무당 김형기 스테파노
11/19/2020
66
1980
내가 꿈꾸는 천국 김형기 스테파노
11/13/2020
82
1979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번역문) 김형기 스테파노
11/5/2020
77
1978
주님, 제 끝을 알려 주소서 김형기 스테파노
10/31/2020
77
1977
어른이 주면 그냥 받는 거야 김형기 스테파노
10/25/2020
92
1976
성경 통독을 마치며 김형기 스테파노
10/19/2020
97
1975
가지 못한 길 김형기 스테파노
10/14/2020
108
1974
오래된 레시피 김형기 스테파노
10/9/2020
112
1973
악마를 보여 주겠소 김형기 스테파노
10/5/2020
107
1972
하느님, 뭔가를 보여 주셔야지요 김형기 스테파노
9/27/2020
99
1971
현 정부 경제안정법 외 고용안정 융자 등등 을 정리해보았습니다. (Updated 5/1 sung hwan james
5/15/2020
178
  re: 현 정부 경제안정법 외 고용안정 융자 등등 을 정리해보았습니다. (Updated 5/1 송상준 베드로
5/16/2020
.....
1970
묵주의 기도란 선우 그레고리오 
7/22/2019
300
1969
2019년 6월 29일 포장마차 기사 김동민 돈까밀로
7/5/2019
268

First Page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Next 10 Page Last page

2020년
성경 통독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