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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의 환상
‘신비’라는 것은 ‘현실에 대한 무지’로 언제든지 대치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신비롭게 여긴다는 것은 실제 그가 신비로워서가 아니라 그에 대해서 단순히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지요.
이것이 평신도 신자분들이 사제나 수도자에 대해서 느끼는 바입니다. 그분들이 실제로 거룩함으로 하느님과 연결 되어서 그분의 신비로운 영역을 넘나들기에 신비로운 게 아니라 단순히 그분들의 삶이 ‘가리워져’ 있기에, 즉 우리가 신학교의 삶이나 수도원의 삶을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저 겉으로 신비로워 보일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신자들은 자신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걸 만들어내고는 합니다. 파스카 연수나 꾸르실료 연수를 비밀스레 다녀온 걸로 자신들이 뭔가 다른 ‘일반’ 평신도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그런 연수들이 비밀스레 진행되는 것은 교육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지 그것을 통해서 ‘우월감’, 즉 마치 자신들은 남들이 모르는 걸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식의 우월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반면, 정말 신비적인 영역 안에서 거룩함을 갖춘 사제들은 사실 거의 그것을 드러내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우리는 도리어 그런 사제들을 ‘무시’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광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침묵하고 감춰져 있기를 즐기지요. 사람들은 그들을 무시하면서 살아갑니다. 특히나 교만한 이들은 그런 이들을 아주 하찮게 바라보지요. 하지만 실제 결과는 도리어 반대인 셈입니다. 그 겸손한 하느님의 자녀들은 하루하루 드높아져 가고 반대로 교만한 이들은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 잃게 될 것입니다.
환상에 사로잡히지 마십시오. 본질을 보는 눈, 식별의 눈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여전히 크고 드높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모든 것들은 가리워진 진실일 뿐입니다. 아무리 눈을 치켜뜨고 살펴보아도 절대로 찾아내고 알아내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이 떠야 할 것은 눈이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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