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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착각
적지 않은 선교사들에게서 마주하게 되는 하나의 안타까운 생각은 ‘원주민과 나는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선교사 자신은 어느 좋은 나라, 모든 것이 발전된 나라에서 와서 모든 것이 더 나은 존재이고 해당 선교지에 사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후지고 미천한 이들이라는 견지를 유지하는 셈이지요.
한 편으로는 일리가 있는 생각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큰 착각입니다.
만일 우리가 ‘문화’라는 것을 서방 세계가 구축해 놓은 관점으로만 본다면 이 말은 맞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자신의 문화 역시도 그들의 관점에서는 아직도 미흡한 문화이고 미성숙한 문화가 되지요. 우리 스스로도 그들에게는 native people 즉 ‘원주민’인 것입니다. 우리 한민족 역시도 여전히 서양인들에게는 문화적으로 미성숙한 미개인에 불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모두 ‘서구식 문명화’를 바탕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힘과 권력을 쌓고 합당하게 유지하는가를 본다면 여전히 우리 한국도 ‘선진국’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힘이 들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선교지에 나와서 남미나 아프리카나 그들의 문화를 바라보면 더욱 더 ‘미개’하게 보이는 것이지요.
만일 선교사가 이런 관점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그는 반드시 선교에 실패하게 됩니다. 여기서 ‘실패’라는 것이 아무런 일이나 업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수많은 일을 할 것입니다. 건물을 세우고 여러가지 복지활동을 실천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복음화’를 하지는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모으고 쌓아놓은 업적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모래 언덕 처럼 사라져가게 되지요.
우리가 다가서는 이들, 우리가 선교를 하기 위해 바라보는 이들은 우리와 똑같은 존재들, 즉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같은 사람입니다. 선교사는 먼저 이걸 올바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에게 같은 시선으로 다가가서 합당한 도움을 줄 수 있게 됩니다. 그들은 단순히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 나라에서 지금의 시대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고 나와 똑같은 한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고 그들은 ‘원주민’ 나는 ‘선진 문명인’이라는 착각을 유지하게 된다면 그의 선교, 즉 하늘나라의 선포를 위한 그의 복음화 사업은 실패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예수님은 하늘 나라 권좌에 앉아서 장기를 두듯이 우리를 통솔하시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낮은 자가 되셔서 우리 가운데 함께 살아가시고 우리에게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과연 우리 선교사들은 그 겸손과 인내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미천한 이들에게 나의 뛰어난 지식과 뛰어난 경제 수완으로 늘 ‘베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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