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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이야기하기에는 제 나이가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지만, 지난 삶을 돌아보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야 했던 제 삶의 한 부분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 그런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여전히 저를 이방인으로 바라봤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만 해도 마음으로는 동경하면서도 냉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를 이방인처럼 대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왜 나는 이런 차별을 계속 당해야만 하나?’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방 안에서만 지내고 나오지 않은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처음 한국에 돌아와서 느꼈던 아픔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배웠던 좋은 점과 한국인으로 살아가면서 갖게 된 좋은 점을 간직하며 살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정이 많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 점이 너무 좋았고 그것에 감동했었지만 때로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할 때 장애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미국적인 사고는 공과 사를 너무나 잘 구분하여 분명하지만 인간미는 떨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두 지역에서 살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어서 하느님께 따져 물었었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쓰라린 경험은 저를 조금 더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합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어려운 관계가 될 때도 있지만 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계속 지닐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제가 겪었던 그 아픈 경험은 사회에서 소외받은 사람들, 즉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들, 이주노동자들, 장애인들 등. 그들이 겪는 차별의 고통을 조금은 이해하고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래를 통해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그런 분들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은 참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제가 받은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그 상처가 다른 아픈 이들을 낫게 하는 도구가 되게 하시니 말입니다. 노래하는 탈렌트로 주님의 자비를 전하는 사도로 파견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 바비 킴 안토니오·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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