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지도자이자 대사제 아론의 후손이었던 율법학자 에즈라도 그 무리에 포함되어 바빌론으로 끌려갔습니다. 항상 동포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았던 그는 고통스러운 생활 중에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으며,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칠십 년이 흘렀습니다. 주님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 그대로였습니다. “이 땅은 온통 황무지와 폐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민족들은 일흔 해 동안 바빌론 임금을 섬길 것이다”(예레 25, 11).

그 다음 정권을 이어 받은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 제일 년, 주님께서 임금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다음과 같은 칙령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주 하늘의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나라를 나에게 주셨다. 그리고 유다의 예루살렘에 당신을 위한 집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맡기셨다. 나는 너희 가운데 그분 백성에 속한 이들에게는 누구나 그들의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기를 빈다. 이제 그들이 유다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집을 짓게 하여라. 그분은 예루살렘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이 백성의 남은 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모든 지방의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계시는 하느님의 집을 위한 자원 예물과 함께, 은과 금과 물품과 짐승으로 그들 모두를 후원하여라”(에즈 1, 2-4).

그리하여 유다와 벤야민의 각 가문의 우두머리들과 사제들, 레위인들을 비롯한 백성들은 고향 예루살렘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말과 행동에 권위가 있었던 지도자, 에즈라는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전부터 금식하며 기도했고, 먼저 모범이 되어 남들이 옳은 일을 하게 유도했습니다. 에즈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지은 죄가 없더라도 ‘우리의 죄’라고 고백하며 회개하게 이끌었습니다. 사람들 마음에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었지요. 그런 뒤에 그는 야훼의 법을 깨치게 합니다(에즈 7, 10 참조). 하느님의 법을 몰라서 죄를 짓는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제 이스라엘 사람들은 스스로 거룩해지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외국에서 다른 신을 섬기고 생활이 문란한 이방인들과 혼인했고 그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에즈 9 참조). 이는 율법에서 금지하는 사항이었지요.

에즈라는 통탄하며 하느님의 집 앞에 쓰러져 울면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이때 이스라엘 사람들, 남자, 여자,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많은 무리가 다가와 이야기합니다.

“저희는 하느님을 배신하고, 다른 지방 백성인 이민족 여자들과 혼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살겠습니다.  그 여자들과 그들에게서 난 아이들을 모두 내보내기로 우리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율법을 따르겠습니다”(에즈 10, 2-3 참조). 

구약성경의 에즈라기는 자신이 지은 죄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반드시 그 근본을 찾아 없애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하잘것없어 보이는 죄라 할지라도 죄로부터 멀어지라고 가르치십니다.

“네 손이나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두 손이나 두 발을 가지고 영원한 불에 던져지는 것보다, 불구자나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불타는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한 눈으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마태 18, 8-9).

스스로 거룩해지라고 가르치는 에즈라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이와 같은 정결의 정신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