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메시지는 너무나도 강렬하고 분명합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 우리는 흔히 예수님의 말씀은 늘 사랑과 자비와 용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예수님은 멸망과 파괴와 불붙는 지옥에 대해서도 언제나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그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회개는 그저 단순히 내 잘못을 반성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그 잘못된 길을 걸어온 내 삶을 완전히 바꾸는 것입니다. 삶이 바뀌려면 내 생각과 말과 행동, 이 모든 것이 다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라는 존재가 변화하고 나의 삶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기에 결코 변할 수가 없고, 다른 사람도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할 수 없습니다. 결국 변해야 하는 사람은 나인데,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하루아침에 인간이 바뀌는 일은 하느님의 특별한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경우처럼, 하느님께서 특별한 경우에 특별한 사람에게 개입하시어 그 사람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을 수 있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노력해서 나의 삶과 존재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를 싫어합니다.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들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과 말과 행동과 내 삶 속에 악한 것들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악습과 어두움이 있지만, 아무도 모르기에, 또 드러나지 않기에 그냥 넘어갑니다. 한 두 번의 실수라면 몰라도 악습과 어두움이 우리 안에 계속 쌓이게 된다면 우리의 마지막은 분명히 멸망입니다. 이것은 굳이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회개는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이며 문이신 예수님을 향해서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훈련입니다. 그냥 세례만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런 훈련을 끊임없이 해나가면서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가는 길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이런 훈련 없이 그냥 신앙생활을 해나간다면 그 안에서 어떤 열매도 맺을 수가 없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잘려나가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의 비유 말씀은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 생활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예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