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유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이 얼마나 자비로운 아버지이시며 죄인인 우리가 당신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당신께 돌아오면 무조건적인 용서와 기쁨의 잔치까지 베풀어 주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배울 수 있습니다. 사순 제4주일에 교회가 이 복음 말씀을 들려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느님이 이런 분이시니 이제 더 이상 방황하거나 하느님을 떠나 있지 말고 하느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비유에서 작은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는 있었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아버지의 품을 떠나려고만 했습니다. 작은 아들은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유산을 미리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순순히 그 많은 재산을 작은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그 길로 작은 아들은 유산을 챙겨서 집을 나가 버립니다.

 작은 아들이 돈이 많을 때에는 그의 옆에 늘 사람들이 있었지만, 돈이 다 떨어지자 그의 옆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때서야 작은 아들은 정신을 차렸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생각해왔고 추구해왔고 살아왔던 것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들이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사랑과 늘 따뜻한 밥을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작은 아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멀리서 아버지가 아들을 먼저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산책을 나가시다가 우연히 작은 아들을 본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간 이후부터 날마다 마을 어귀에 나가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아버지의 이 마음을 아실 것입니다. 집을 나간 아들을 날마다 마을 어귀까지 나가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함께 느끼실 것입니다.

 이 마음이 바로 우리들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은 날마다 이런 마음으로 자녀인 우리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고 어떤 죄를 짓고 얼마나 하느님을 떠나 있었는지 하는 것들은 아버지께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그런 것들을 아예 묻지도 않으십니다. 하느님께 중요한 것은 우리의 죄악과 잘못이 아니라,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 존재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그 어느 부모님이 자녀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냥 내치시겠습니까! 자녀가 죄를 지을수록 더 마음 아파하며 자녀를 기다리지 않겠습니까! 하느님 우리 아버지도 그런 마음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든지 아버지께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돌아오는 바로 그 순간 하늘나라에서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기쁜 소식입니다. 죄인들이 용서받고 구원받는다는 복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기에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정말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지만, 하느님의 용서는 끝이 없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하느님과 멀어지게 되지만,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용서받습니다. 잔치가 베풀어지고 모든 것이 새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