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일까요? 이 말씀 안에 오늘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하신 대답의 열쇠가 담겨져 있습니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찾아다니신 이유는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기쁜 소식과 그 나라가 무엇인지, 그리고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사람들을 만나는 첫 번째 목적은 바로 복음 선포, 하느님 말씀 선포였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다양한 사람들의 식사 초대를 한 번도 거절하지 않으셨지만, 그것은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 가셔서도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그냥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심심해서 가신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제일 첫 부분을 보면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어떤 마을에 들러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은 그냥 길이 아닙니다. 수난과 십자가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당신 인생의 마지막 길이었습니다.

 그 마지막 길에서 사랑하는 자매인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으로 가신 것은 분명 두 자매에게 특별히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말씀을 남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두 자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예수님께 대한 음식 준비가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르타에게 너무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예수님께는 음식 준비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마르타는 예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에 대한 생각보다 예수님의 접대에만 관심을 쏟았습니다. 오히려 마리아는 예수님의 곁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마르타에게 음식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고, 마리아에게 내 말을 들으라고 하시지도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선택하였고, 마르타는 음식 준비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가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마리아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을 선택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통해 듣게 된 예수님의 말씀은 이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듣게 될 예수님의 말씀이니 마리아는 그 말씀을 영원히 잊지 않고 가슴 속에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마리아처럼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여러 가지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언제나 한 가지뿐입니다.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