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1) 바리사이파 지도자들이 서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것을 보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때도 지금도 사람들은 모두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 자리가 권력과 명예와 부를 동시에 다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높은 자리는 결국 인간의 권력욕, 명예욕, 재물욕을 채워주는 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하겠습니까?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인 국민을 위해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이기만 하다면 누가 거기 앉으려고 하겠으며, 왜 사람들이 거기 앉으려고 그렇게 애를 쓰겠습니까?

 이와는 반대로 우리 교회의 모습을 보면 정말 섬기는 자리, 종의 자리는 서로 앉지 않으려고 합니다. 정말 그 자리는 어떠한 권력이나 명예나 부도 가져다주지 않고 오로지 다른 사람들과 그 공동체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교회 안의 높은 자리들도 세상의 높은 자리와 같았다면 서로 앉으려고 난리를 쳤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진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몸소 삶으로 보여준 많은 성인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신 분들 중 한 분이 성녀 마더 데레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끝자리, 가장 낮은 자리에 스스로 찾아가셨습니다. 원래 입회했던 수녀원을 나와서 인도 캘커타의 빈민촌에 홀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거기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고아들, 장애인들, 걸인들, 길거리에 누워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수녀님의 삶은 점점 온 세상에 퍼져나가게 되었고, 지금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 수녀원을 찾아가서 수녀님의 삶과 영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한평생 살았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인품으로 들어 높여졌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그런 삶을 살으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사셨던 것처럼,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사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으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권력과 명예와 부를 추구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을 요청하십니다. 나는 예수님의 이 요청에 어떻게 응답하며 살고 있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