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는 세 가지 경우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자기 가족과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다 대충 듣기만 해도 엄청난 것들입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거의 대부분 ‘누가 과연 이 조건들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선 깨닫게 됩니다. 그저 세례를 받고 일주일에 한 번 성당에 다닌다고 해서 다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이 세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가족보다, 우리 자신의 목숨보다 당신을 더 우선순위에 둘 것을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모든 사람, 모든 일, 모든 것에 앞서서 예수님을 최우선으로 모시고 따를 것을 요청하시는 것입니다.

 

 오늘날 현대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교를 믿으며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것들과 가치들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들과 거의 정반대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가치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예수님을 멀리 떠나 있게 됩니다. 몸만 성당에 와 있다고 해서, 주일 미사를 매주 참례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논리와 가치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이 내 삶의 중심이 되도록 살아갈 때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는 왜 지금 여기 와 있는가?” “나는 왜 주일마다 성당에 오는가?”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나는 이 세상 한복판에서 어떻게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따르려 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우리의 답변이 바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드러나게 해줄 것입니다.

 

 세상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쉬운 길은 없습니다. 그저 마음 편하고, 재산이 늘어나고, 하늘의 축복만 받는 그런 종교는 하등종교이며 사이비 종교입니다. 참된 종교는 끊임없이 마음을 수양하게 하고, 재산에 마음을 비우게 하며, 하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살 것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또한 참된 종교는 그저 말로만 믿으라고 하지 않고, 삶으로 살아갈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때 우리는 여전히 기복 신앙 또는 그저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살고 있을 뿐입니다. 참된 신앙인,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기고 나의 삶으로 살아내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우리가 매주 주일 미사에 나오는 것도 헛된 발걸음이 될 뿐이며 우리의 존재와 삶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늘 똑같은 일상만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더 이상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라고 오늘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