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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월 16일 강론 |
작성자: |
안시몬 7/20/2006 |
내용: |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기에 앞서 제자 된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해 얘기하고 계십니다. 제자 됨의 의미를 묵상 중에 제가 예전에 보았던 맨발의 천사라는 다큐멘터리가 떠올라서 오늘 이 시간에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이 얘기는 맨발로 30년간을 오직 예수님을 증거 하는 데에 일생을 바친 한 할아버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보여지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흔히 광신도로 낙인 찍힌 지하철에서 신앙을 강요하는 종교인을 쉽사리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삶을 무려 8년간이나 쫓아다니면서 밀착 취재한 PD의 말을 통해서 감동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평생 동안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데에 아주 익숙해진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김포 일대에서 내로라하는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셔서 선조가 소유했던 넓은 토지를 피난 온 이웃들에게 모두 내어주고 자신은 편안한 부잣집 아들의 자리를 버리고 오직 예수님만 닮아가는 데에 온 힘을 쏟으셨다는 것입니다. 이 할아버지께서는 세상에 두려운 사람, 미운 사람, 그리고 보기 싫은 사람이 없다고 하십니다. 두려운 사람이 없음은 할아버지께 자신이 1등 시민임을 깨우치시고 미운 사람이 없음은 자기가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큰 권세로 생각하신다고 하십니다. 보통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할아버지의 인생살이에 30년간 예수님을 증거하시려고 한 노력이 힘드시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께서는 하느님이 나의 힘이요 라고 대답하신다고 하십니다. 이처럼 맨발이었지만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신발을 신으셨고 빈털터리로 사셨지만 가장 큰 마음의 부자로 사셨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는 그리고 우리는 어떤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준비하려 하고 가지려고 하는지를 다시 한번 반성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어느 분께서 주일날 고해 성사를 저에게 청해오셨습니다. 그날 저의 옷차림이나 행색이 너무나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의 몸가짐과 흡사해서 전 나름대로 복음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찬 하고 있었습니다. 고해 성사를 청해오신 분은 암 말기 환자분이 셨는데 장소 관계로 비상 계단에서 성사를 주게 되었습니다. 약간은 음습한 그곳에서 준비를 하던 중에 과연 이분이 나에게 청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과 마주 앉았을 때에야 그 분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 다른 무엇도 아닌 하느님의 위안과 말씀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다 준비하더라도 주님을 준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성당에서 하는 여러 행사 중에도 주님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전인수가 된 격입니다. 맨발로 가더라도 주님을 모시고 가야 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병은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주 하느님을 잊고서 사는 마음의 병입니다. 주님께서 저희를 항상 지탱해주시는 힘임을 잊지 마시고 다른 모든 것을 잃더라도 주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를 오늘 이 시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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