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자식 상팔자”라는 말을 떠 올리게 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몇 해전에 부산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미사를 지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장례식장에 가보니 장례식 분위기가 이상하고, 며느리 되시는 자매님이 자꾸 죄송하다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연유를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아들이 둘 있는데, 조의금을 많이 받으려고, 큰 아들이 사는 포항과 작은 아들이 사는 부산에서 서로 장례식을 치르자고 싸우다가 각각 별도로 2번의 3일장을 모셔서 결국 6일장으로 치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죽은 부모 재산을 가지고 싸우는 경우는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앞으로 들어올 조의금을 가지고 싸우는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청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라고 하시며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돈은 에너지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하느님보다도 힘이 커서, 사람들은 가끔 돈을 벌려고 미사도 빠지고, 하느님을 잊고 삽니다. 하지만 돈은 힘이 너무 커서 내가 제어를 못하면 결국은 돈이 나를 잡아 먹게 됩니다. 1977년 미국에서 가장 부자중의 한명인 하워드 휴즈 라는 사람이 20억불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은 영양실조로 죽게 됩니다. 그는 말년에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해서 머리와 손톱도 깍지 못하고 통조림음식으로 호텔방에서 격리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사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돈을 제어하지 못하면 우리가 돈의 큰 힘에 당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김장훈이라는 가수가 전세방에 살면서 많은 돈을 기부하고, 자신은 팬들의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고백했답니다. 재물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돈은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 자체를 너무 좋아하면 모든 것이 왜곡됩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돈을 축적할 줄 알았지만 돈이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다시 하느님에게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우리는 별 볼일 없는 가시나무 인생이었지만 하느님이 우리를 장미 나무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의해 귀하게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주신것을 되돌려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감사할 줄 알고 봉헌할 줄 알고 하느님 앞에서 인색하지 않아야 합니다. 돈의 에너지에 붙잡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귀한 자녀가 된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인색한 삶이 아니라, 탐욕을 경계하고 모든 것을 감사드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