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렇게 오래되고 거룩한 성전에서 미사를 드리게 되서 감사 드립니다. 저는 흑산도라는 섬에서 출생하여 대도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학교 다닐 때는 신발을 열 켤레나 잃어버려도, 다른 신발을 대신 신고 오지도 못하고 매번 맨발로 돌아오는 융통성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서울에서 변호사를 개업했지만 요령이 없어서 처음 얼마간은 찾아오는 의뢰자가 없었습니다. 그 때 한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죄를 지어 유치장에 있는 남편을 석방시킬 수 있으면 사건을 의뢰하겠다고 했지만,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결국 내 진심을 알아차린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그 사건에 착수했고, 세운 상가에서 큰 장사를 하는 이 아주머니의 소개로 많은 의뢰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세상을 살아갈 때 요령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 말씀을 따른다면 무엇을 입고 먹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세상은 빵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제 의뢰인중의 어떤 자매님은 40살까지 30억을 모으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고 가락시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여 30억을 모은 후 은퇴를 하셨는데, 돈을 쓰며 살다 보니 마음이 불안해 지고 돈이 줄어들자 부부 싸움이 잦아져서 결국은 남편이 베란다에서 밀어서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이혼을 하였지만 남편이 돈을 모두 숨겨놓아서 돈을 한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신문에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변호사가 된 후에는 나도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고 유명세를 남에서 자랑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목적도 없고 방황하며 살고 있는 나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 때 아시던 신부님께서 카톨릭 다이제스트를 이끌어 가라고 하셨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새벽 성체에 참가해서 눈물을 흘리고 나서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제 사무실에서도 자신을 높이고 자랑하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마음을 비우고 지혜를 모으고 행동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희 형수님도 시골에서 형님과 돈 때문에 매일 싸우고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저희 사무실에서 청소 일을 하면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항상 웃고 즐겁게 지냅니다.

             카톨릭 다이제스트를 맡고서 처음에는 비용이 매달 천만원씩 들었지만 입금은 고작 80만원 정도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선함이 있다고 믿으며, 세상의 성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열심히 잡지에 매달려서 현재는 5만 5천명이 구독하는 잡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릴 때는 모두 대통령이나 회장이 되겠다는 큰 희망을 갖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커가면서 희망도 작아지고 모든 것을 잃고 삽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어릴 때는 성경도 잘 읽지 못하고 강론도 이해 못하지만, 커가면서 성경과 강론을 더욱 더 이해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성경을 읽고 강론을 따르는 사람이 대통령이나 회장보다 더 값진 사람입니다. 이와 같은 맑은 꿈이 항상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카톨릭 다이제스트 편집인 윤 미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