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를 개최하는 오늘 주위를 들러 보니 단풍이 너무 멋있게 들었습니다. 체육대회를 위하여 이와 같이 좋은 날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주위의 단풍들도 하느님께 감사하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다 보니 얼굴이 부끄러워서 빨간색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되어서 감이나 사과가 빨갛게 변하는 것도 그 동안 주님께 은총을 받은 것이 너무 고마워서, 겨울이 되어 지기 전에 얼굴이 빨개지도록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다른 이에게 다가가 전교를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어떤 자매님이 찾아와서 자기 아들이 한의사가 되어서 군의관으로 복무하고 있는데, 꼭 성당에 다니라고 전화 한 통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아들이 저한테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성당에 다니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었답니다. 그 연유를 알아보니 그 아들이 청년부 시절에 문제를 일으켰는데 당시 신학생이던 저의 위로를 받아서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어머니가 성당에 가자고 하니, 제가 신부님이 되어서 오시면 꼭 성당에 다니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저는 최소한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나를 통해서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저나 본당신부가 그 아이를 혼내주고 야단을 쳤다면 그 아이는 평생 성당에 다니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들도 혹시 주위에 예수님께 다가오고자 하는 이를 못 오게 하는 행동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전교는 내 옷이나 내가 치장한 나의 갑옷으로 예수를 전하는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으로 인하여 바뀌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른 이를 전교할 수 있습니까?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다같이 지내기 위하여 왔습니다. 우리 마음 안에 내가 주님과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내야 합니다. 내가 예수님의 삶을 따르겠다는 자세를 보이면, 나의  옷과 갑옷을 보고 주위에서 따라오게 됩니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를 하게 되면 주위의 사람들도 따라오게 됩니다. 내가 오늘 취한 용서와 희생과 봉사가 언제 가는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주님께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