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월) 무소유의 행복-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나는 법정스님을 개인적으로 존경한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분의 책을 많이 보았다. ‘맑고 향기롭게’라는 불교계의 상징어가 그분 생각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정말 맑고 순수한 가난의 삶을 사신 스님을 존경하였다. 지금은 강원도 어느 산골에서 초라한 움박을 짓고 수도생활을 하신다고 한다. 그 스님의 어록 중에 아름다운 글이 있어 함께 나누고자 한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 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 주고 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무엇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청년은 어릴 때부터 계명을 지키며 선한 생활을 하였다. 이 시대에 계명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은 순교 아니면 하기 어려운 삶이건만 그는 그러한 계명을 다 지켰다고 힘주며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첫 질문부터가 고상하였다.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그는 부자가 되는 비결이나 인기와 명예를 얻으려는 질문이 아니라 구원이라는 거창한 질문을 한 걸 보면 보통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십계명과 이웃사랑을 역설하자, 청년은 가볍게 그런 것을 어릴 때부터 지켜왔으며 아직도 무엇이 부족한지를 물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그러자 예수께서는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한 비결을 가르쳐주었다.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자 청년은 이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은 진정 어릴 때부터 율법을 지키며 투철한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그의 주위에 가난한 이웃에 대한 돌봄과 나눔의 정신이 부족했던 것이다. 영원한 생명과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그는 재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으면 새 것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재물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것이다. 

나의 생명과 자식과 내가 아끼는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소유다. 따라서 모든 소유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고 이를 깨닫는 사람이 진정 부자이다. 사실 하느님께 받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나의 재산, 나의 가족, 나의 건강, 나의 재능, 나의 시간, 나의 생명.... 

우리는 그렇게 많이 받았는데도 얼마나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고 있는가? 시간만 해도 그렇다. 일주일에 몇 시간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고 있는가? 우리가 받은 재물은 어떠한가? 어느새 우리는 늘 달라고 청하는데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하느님의 은혜를 생각한다면 가난한 우리 형제들에 대하여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웃은 작은 예수님이시다. 오늘 정녕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웃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러면 나도 그런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법정 스님처럼 맑은 가난을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