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오늘 이집에 구원이 내렸다
작성자:
이차룡 바오로신부님         11/15/2011
내용: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11/15/11)

 

올 가을도 작년과 다름없이 빨갛게 노랗게 물든 단풍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아름다운 가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본다. 계절은 변함없이 왔다 가는데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흐르는가보다...

오늘은 하루 종일 하늘이 흐리다. 지난 토요일 밤 본당 은혜의 밤미사와 주일 미사를 네 대(영어미사와 말튼성당 미사 포함) 합하여 5대 미사를 드렸더니 온 몸이 쑤신다. 몸살이 왔는가보다. 은혜의 밤에 지난 55차 성령세미나를 받은 타본당 교우들이 우리 본당을 방문하였다. 2시간도 더 걸리는 먼 곳에서 왔던 것이다.. 고맙고 마음이 흐뭇하다. 세미나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과 크신 사랑을 체험하였으니 우리는 금세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다.

 

2박3일을 함께 먹고 자고, 하느님 사랑에 푹 빠져 살았으니 어찌 남이겠는가? 성령안수가 있던 그 날은 잊을 수가 없다. 때 아닌 첫눈이 내리더니 폭설이 되어 정전사고가 일어났으며, 그 뒤 모든 프로그램은 어둠 속에서 몇 자루 촛불에 의지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그 날 밤 안수식은 잘 마쳤으며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였다.

시련과 어려움, 불안과 걱정 가운데서도 그분은 현존하셨다... 일 년에 두 번 있는 세미나에 모두 참석하여 주님의 도구로 일하였다. 몸은 상당히 피곤하였지만 은총과 보람은 컸으며 기쁨과 평화를 안고 본당으로 돌아와 사목에 전념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오히려 내가 더 큰 은총을 입었던 것이다. 신자들을 위한 피정은 신부의 피정이기도 하였다. 그 시간만큼은 그들과 같이 기도하고 찬양하고 경배드리며 깊은 기도의 삼매경에 빠질 수가 있었던 것이다. 미사의 은혜는 미사 집전자인 사제만이 아니라 참석한 신자들도 함께 누리는 은총이 아니던가!

하여 매일 미사를 드린 지도 3년이 되었다. 아침 미사에는 으레 2-3명의 교우들이 온다. 그분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간단한 아침식사로 던킨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의 반복된 삶이지만 그 안에서 주님의 사랑과 은총은 있다.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아가는가, 아니면 현실의 삶에 바빠서, 힘들어서 주님을 잊고 살아가는가 그것뿐이다. 현실의 삶에서 돈만이 인생의 목표로 살아가는 한 우리는 결코 주님을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돈이 인생의 목표라면 그것은 반쪽의 부자이다. 참된 부자는 주님을 만난 사람이다. 모든 재물의 주인이신 주님을 소유한 사람만이 온전한 부자다. 자캐오의 이야기를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는 세관장이었고 부자였다고 복음은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가 무엇이 아쉬워서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겠는가? 
  
   돈으로 만족을 채운 사람은 영적인 것에 목말라하지 않는다. 이미 세상 것으로 가득 찬 사람은 아쉬움이 없다. 그러나 그는 무엇인가 목말랐고 갈망했으며 마치 사마리아 여인처럼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줄 사람을 찾았고 그것을 기대하며 살았던 것이다. 마침내 주님께서 자기 동네를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바램으로 나무 위를 올라갔던 것이다. 왜냐하면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님을 만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저만치 가서 나무 위를 오르며 그분을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쉽지 않는 나무타기를 시도했던 것이다.

  한번으로 성공할 수 없는 나무오르기! 몇 번의 실패를 거듭했을지라도 그는 기어이 나무 위를 올라가려고 악을 쓰며 올라갔던 것이다. 그 나무타기에 성공한 자캐오에게 박수를 보낸다. 문득 줄타기가 생각난다. 줄타기의 고수라도 흔들 흔들거리는 줄에서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려면 얼마나 많은 훈련과 노력을 했을까?

  주님을 만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신앙은 강한 열망, 열정에서 오는 것이다. 주님을 만나고자 내 시간과 재물을 투자해서라도, 피정에 가보고 싶은 강한 열망이 그를 주님께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 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겠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자기 집에 모셨고, 이내 회개의 열매로 이웃과의 나눔을 주님과 약속했다. 자기가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하느님과 가난한 이웃들에게 자선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던 것이다.

  신앙이란 지기의 열등감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주님이 주시는 평화, 성령안의 자유를 누리며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다.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람, 영적인 자유, 평화,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님과의 일치된 삶을 살아갈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도 깨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자. 비록 몸이 피곤하고 육신이 지쳐있어도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노력하자.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바오로의 집에, 마리아의 집에 안나의 집에 안드레아의 집에 구원이 내렸다는 주님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쁜 마음으로 형제들을, 특히 가난한 형제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들을 우리 마음에, 우리 집에 모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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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25 사도 바오로가 일러 준 대로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교리와 그 교육은 모두 끝없는 ‘사랑’을 향해야 한다. 믿고 바라고 꼭 해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늘 우리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그리스도인 완덕의 근원이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고 그 목적도 ‘사랑’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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