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 역시 준비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과거는 수없는 시련과 도전을 극복하며 상처와 아픈 통증이 만들어 온 역사일 것이다. 아무런 대가없이 저절로 오늘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결코 지켜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될 일 또한 결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수많은 헌신과 고귀한 희생, 거룩한 공헌이 가져온 산물인 것이다. 주권이 강제로 침탈되고 고귀한 인간존엄의 생명이 유린되는 앞에서, 같은 동족을 두고 삶의 터전 조국강산이 초토화되는 분단이라는 비극의 전선에서, 부정과 부패의 절대권력 앞에서 우리의 역사는 그야말로 그칠 줄 모르는 항전의 소용돌이를 극복하며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온 고난과 상흔이 이루어낸 대한민국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한 나라의 항구적인 유지와 발전, 미래를 담보하는 희망은 어느 한 시대의 권력자나 정치가가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아닐 것이며, 그 바탕에는 보이지 않는 조국애와 그러한 조국을 지키려는 헌신적이며 희생정신의 상징인 숭고한 보훈정신이 우리 모두에게 기초하고 있고 앞으로의 세대에게도 그 마음과 정신들이 살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지역적으로 갈등하며 분열되고 국가의 절대권력과 부패로 말미암아 모래알처럼 흩어질 때, 순국선열의 희생과 조국수호 과정에서 호국영령이 보여준 실천적인 나라사랑 정신은 국가를 지키려는 보훈정신과 맥을 같이하며 그대로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었던 것이다. 더불어 보훈은 온 국민의 의지와 희망의 표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뜻을 하나로 통합하고 어둠을 밝히는 정신으로 늘 우리 곁에서 살아숨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선진인류 국가건설이라는 목표를 향해 갈 때, 우리는 왜 보훈이 국가의 기초가 되고 기본이 되고 근본이고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 세계를 지배했던 대영제국 영국과 미국이 추구하는 최상위 개념인 보훈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보훈을 자유와 평화 그 이전의 가장 높은 고귀한 근본으로 삼는 나라, 수사적인 말로 행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조국을 위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국가유공자가 몸으로 보여준 실천적이며 명예스러운 희생의 산물인 나라사랑의 가치를 1년 365일 가장 소중하게 기리고 받드는 나라, 그것이 오늘날의 선진인류국가 영국과 미국인 것이다.

다가오는 6월 호국.보훈의 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국가유공자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보훈가족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온 국민적 성원의 물결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국가유공자의 빛나는 명예는 그늘지거나 슬픔으로만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모습은 늘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우리가 따뜻하게 감싸 안아야 할 가장 맑고도 높은 정신의 구심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곁에 이분들의 영원한 안식처 국립현충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온 국민과 함께해야 할 호국의 현충시설물들이 우리 곁 멀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교육의 현장으로 산재하여 자리하고 있다. 우리 모두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진정, 나라와 나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일이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힘, 호국의 전선에 있는 내 아들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이 소중하게 여기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