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정 앞에서<베드로 영전에 바쳐>

여보시오!
그길이 당신께는 그렇게도 가야만 할 길이었소?
이제 그길로 당신께서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나는 한없는 아쉬움으로
그냥 눈시울만 적실 뿐이오.
아니, 참으로 허탈해 할 말조차 잃었소.

당신이 있어 좋았던 우리들의 이세상에서,
당신이 있어 즐거웠던 우리들의 이공간에서,
당신이 있어 가득차 있던 우리들의 이마음에서,
당신이 있어 그렇게 있어서 있는 줄도 몰랐던 우리 였기에
당신이 있어 있는 줄을 이제야 알았는데
당신이 있어 있어야 할 이자리에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없고 빈자리엔
당신의 해맑은 미소만이  있을 뿐이오.

당신이 아파 힘들어 할때
당신이 아파 신음 할때도
당신이 아파 도움을 구할때
당신이 아파 누군가 있어야 할때도
당신은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신의 해맑은 미소로서
당신은 오히려 우리들을 위로해 주었을 뿐이오.

당신이 주었던 우정이며
당신이 주었던 사랑이며
당신이 주었던 베품이며
당신이 주었던 웃음이며 눈물마져 다 주고서는
당신은 이제 또 무었을 우리에게 주려고
당신의 모습은  감추어지고
당신의 해맑은 미소만이 보일 뿐이오.

당신이 남긴 이자리
당신이 남긴 이말들
당신이 남긴 이모습들
당신이 남긴 이가족들
당신은 남겨 놓고간 이모든 추억들을
당신의 해맑은 미소에다 새겨 놓았단 말이오.

여보시오!
당신에게 할말이 있소.
다시 일어나 이곳으로 올수는 없소?
당신에게 할말이 있소.
꼭 할말이 있는데 나도 이야기 좀 합시다.
이 무정한 사람아.
그렇게 해맑게 웃고만 있소.

여보시오!
이세상 보기가 역겨워 돌아오기 싫거던
이사람 보기가 싫어 돌아보기 싫거던
뒤도 보지말고 잘 가시오.
그래도 이자리에 앉아우는 이사람의
말 한마디는 듣고 가소.
정말 미안하오.
정말 사랑했소.

그리고
사랑하는 마누라와 삐알같은 당신딸 지선이 지영이에게
당신없는 험한 세상 잘 헤쳐 나가도록
사랑의 영혼으로 나타나 잘보살펴주시소.

편히 쉬시오.
아무런 아픔없이 잘 쉬시오.

당신의 영정 앞에 앉아
당신을 생각하며......

-아우구스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