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계 긴장…출근 자제. 해고 등 긴급대책

연방이민당국이 지난 1일부터 미전역에서 일제히 대대적인 불법 고용주 색출작업<본보 7월2일자 A1면>에 들어간 가운데 맨하탄의 한인 업체가 적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인업계 전체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수차례 강조해 온 불법고용 단속에 대한 우려가 한인업계에도 현실화되자 이번 단속이 자칫 무더기 적발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단속을 우려해 해당 종업원들의 해고 등 긴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적발 업체 ‘최대 8만 달러’ 벌금폭탄=맨하탄 미드타운에 위치한 A봉제업체는 지난 주 공장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요원으로부터 종업원들의 취업자격증명서(I-9폼)와 임금명세서를 제시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에 A업체 측은 ‘서류가 미비 된 상황이니 1주일 후에 다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단속 요원들은 종업원 수를 파악한 뒤 돌아갔다.

A업체 측은 현재 단속일 당시 요원들이 집계해간 약 30명의 종업원에 대한 I-9폼과 임금명세서를 준비하고 있지만 절반가량 밖에 증명할 수 없는 상황으로 처벌이 불가피한 상태다. 불법 고용 종업원을 15명으로 산정할 경우 최대 8만 달러가 넘는 벌금형과 함께 상황에 따라서는 형사처벌도 받게 될 실정이다. A업체 관계자는 “설마설마 했는데 이처럼 단속을 당할 줄은 몰랐다”면서 “가뜩이나 불황에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불똥 튈까’ 불안감 확산=이처럼 한인업계가 불법 고용단속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체 전체에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단속의 주요대상이 되고 있는 봉제, 건설 등 노동집약적인 업계의 일부업체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단속을 피해 해당 종업원의 출근을 자제토록 하거나 해고까지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인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달 초 불법 고용단속이 시작되자 업계 여기저기서 직원
들은 물론 업주들까지도 피해를 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일부 업체는 직원들이 갑자기 일을 그만 두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봉제협회의 한 관계자는 “A업체 외에 이번 단속에 적발된 회원업소가 얼마나 되는지 현재 파악 중에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강화될 이번 사태에 대해 조만간 협회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