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간 수요일 

(2010. 2. 24 요나 3,1-10; 루카 11,29-32)

요나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오시어

변방에서 외치다 죽으신 주님의 외로움을 기억합니다.

그날 요나는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에서

단 “하룻길”만 걸어 들어가서 하느님의 예언을 선포했습니다.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은

작은 나라 이스라엘에서 살며

오직 몇 몇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가장 낮고 힘없는 이들에게만 복음을 선포하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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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했다가

사흘이나 물고기 뱃속에 갇히는 곤혹을 치릅니다.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체험하고

그분의 찬미하였지만

하느님의 선하심을 온통 이해하지 못했다는 건

이후, 

요나의 행적과 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막강한 하느님의 힘을 이겨 낼 도리가 없어서 

어찌할 방도가 없어서 

딱, 하룻길만 걸어 들어가 말씀을 선포했던 요나의 꼼수는

니네베가 온통 들썩이며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참회의 모습조차도 

외려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았을 때

“매우 언짢아서 화”를 냈던 까닭이겠지요(요나 4장 참조).

하느님의 일을 하되

하느님께 생색만 내려 했던 요나의 속내가 환히 짚어집니다.

그날 요나는

기껏 하룻길을 걸어 들어가서 외친 자신의 말로

온 니네베가 회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 싶네요.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사건이

이토록 오래 동안 살아 지속되리라고

어느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던 일도 마찬가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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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믿고 증거하는 복음은 작고 좁고 보잘 것 없습니다.

고작 내 주위에 불과하고,

아는 몇 사람이 고작이며

그마저 

무시당하고 외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외치고 선포하라는 이르심으로 받겠습니다.

마음 내키지 않더라도

성에 차지 않더라도

그분의 명령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뜻으로 새깁니다.

곳곳에서 

내 작은 소리로 전하는 그분의 말씀이

세상은 변화시킵니다.

속 좁은 마음을 감추고

그분의 뜻을 살아낼 때에도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아주 큰 성읍,

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 작은 음성을 듣게 하시고

변화시키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사랑하는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