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세상 건너기
/이 외 수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5 사도 바오로가 일러 준 대로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교리와 그 교육은 모두 끝없는 ‘사랑’을 향해야 한다. 믿고 바라고 꼭 해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늘 우리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그리스도인 완덕의 근원이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고 그 목적도 ‘사랑’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