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쓰러지게 했던 고초를 생각합니다.

끝까지 사랑하시며 가르치셨던 제자들의 배신이,

밤을 새운 고문과 채찍질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고독이 얼마나 괴로우셨습니까?

그럼에도 당신은

도망친 제자들을 염려하신 것 같습니다.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제자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셨지요.

그 안쓰러운 아픔으로 인하여 당신은 쓰러지셨지요?

당신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생각하는 분이셨다면

이렇게 비참하게 십자가를 지고

쓰러지는 일 따위는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미 잃은 양처럼

안절 부절하지 못할 제자들의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자신의 고통보다

더 쓰라리셨던 당신의 마음을 느낍니다.

“아버지 이들을 지켜주소서”

“도와주소서”

“역경 가운데에서도 낙담하지 않게 붙드소서”.

주님께서 쓰러져 바쳐 주신 그 기도로

제가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힘이 빠져 쓰러진 제 곁에 계신 주님!

“두려워말고 일어나 용기를 내라” 하시는 주님!

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죄악 탓으로

곁에 계셔 주시는 주님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겁을 먹는 제 손 잡아주소서.

이제는 저도 안일에서 벗어나

당신의 성심을 염려해 드리는

자라난 믿음을 살 수 있게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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