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공동체  <교회>

(락클랜드 백운택 신부님)

          공동체란 자연적으로 생성된 인간의 모임을 가리킨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혼자 살기보다는 공동체를 형성한다. 하느님도 아담 혼자는 살기가 힘들다는 것을 아시고 이브를 만드셔서 짝을 짓고 가정 공동체를 이루게 하셨다.  사회생활에서도 개인은 큰 수익을 얻기 힘들게 되므로 삼성, LG, IBM 같은 인위적인 공동체를 만들어서 큰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스도 공동체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크리스천이 모여서 만든 공동체 이다.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세례를 받고 가입하게 된다.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모든 교회법에 적용될 수 없다.  본당 공동체는 신자들이 세상에 있을 때 잠시 머무는 임시 거처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도구로서 세상에서 지낼 때 잠시 지내고,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게 된다.

        가정은 가장 기본적인 교회 공동체이고, 신자들은 기본 공동체인 가정에 충실하여 성가정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가정의 4가지 기본 의무로서, 첫째는 진정한 인간 공동체를 발전시키고 가족간에 사랑의 친교로서 일치의 삶을 살아간다. 둘째는 생명에 봉사하여 창조주의 첫 축복을 세상에서 실현하여 자녀를 가지며 교육시킨다.  셋째는 사회발전과 공동체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넷째는 교회의 삶과 사명에 참여하여 하느님나라를 건설한다.

        우리가 기도 생활할 때, 하느님의 이미지를 실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느님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예수님을 떠올리는 것은 지식(Knowledge)에 대한 간구이다.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고, 지식은 진리(Truth)를 향해서 나간다.  진실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예수님에게 기도해야 한다.  또한, 하느님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성령을 떠올리는 것은 선에 대한 간구이다. 하느님의 의지(Will)를 나타내는 성령 (Holy Spirit)의 이미지는 선을 향해서 나간다. 착한 일을 하고 가난한 이를 도와주고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은 성령께 기도하는 것이다. 인간 공동체는 이러한 하나님의 두 가지 이미지인 성자 (진리)와 성령(선)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어원을 살펴보면, 초대 교회는 그리스어로 Ecclesia (신자들의 모임)를 사용하였다. 구약에서는 히브리어로 KAHAL (Assembly, congregation)를 사용하였으며 함께하는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의미다. 그 후 5세기경에 라틴어로 Comitio (집회)라는 단어로 번역하였으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의 공동체라는 의미이다. 하느님의 백성이 모인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 나라를 구현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Catholic (공번된, 보편적인)은 특정민족이 아니나 모든 민족과 지역을 포함하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교회라는 뜻이다.

        불교의 주요 진리인 보시에는 법시(법/진리), 재시(재물을 나눔), 무외시(두려움이 없다)가 있다. 천주교에서도 3가지 진리를 추구하면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고 St. 어거스틴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Intellectual Conversion (득도), 둘째는 Moral Conversion (정도/도덕성), 셋째는 Christian Conversion (그리스도와 일치)가 있고 이러한 3가지 진리를 얻으면 Universal Conversion이 되어서 내가 그리스도안에 있고 그리스도안에 내가 존재하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설명하셨다.

        교회 공동체 생활양식의 첫째는 예배와 하느님 나라의 선포이고, 둘째는 상호간의 친교이며 셋째는 이웃에 대한 봉사이다.  마태오 복음 22장 37절에 “네 마음을 다하고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첫째 계명이고 둘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있다.” 라고 하셨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교회 공동체의 독특한 생활 양식이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말씀을 잘 지키고, 성체성사와 기도생활을 하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내 몸과 그리스도처럼 사랑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St. Augustine이 말씀하시길 선행은 개인의 선이 아니고 공동체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Goodness is not a private good, it is a common good) 라고 말씀하셨다.

        교회는 구원의 성사이며 우리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얻게 하는 도구이다.  교회에는 성령이 있고 하느님의 은총이 있다. 성령의 은총이 없으면 교회는 살아있는 도구가 아니다. 사람의 삶의 가치를 인체 구성 성분으로 따져보면 물 (40리터), 지방 (비누 7개 분량), 석회(창고의 벽을 칠하는 분량), 탄소 (13 Kg), 인 (성냥개비 2천 개 분량), 철 (2.5 cm 못 1개 분량), 유황 (1 숟가락), 비철금속(30g)으로 이루어졌다. 이 구성 성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이 조금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가치는 돈 주고 살수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회 공동체 안에는 돈을 주고 살수 없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돈보스코 성인께서 활동하실 때 젊은 청년이 찾아와서 세상의 영혼을 구하고 싶다고 말하자, 성인께서는 너 자신의 영혼부터 구하라고 말씀하셨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에 있는 영국 성공회 주교의 무덤에 있는 비문에 “ 젊을 때는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나이가 들어 조국을 변화시키려 했으나 실패했고, 황혼기에는 내 가족을 변화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제 죽음을 맞기 위해 누워보니 만일 내 자신이 변화했으면 내 가족이 변화되고, 용기를 얻어 내 조국이 변화되고, 혹시 더 나아가서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 지도…” 라고 쓰여있다. 새로운 성당에 부임하면 많은 자매님들이 신부님에게 열심히 기도해서 성인신부님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자매님들이 신부님한테 성인되고, 이웃을 보고 성인되라고 하지 말고, 내가 성인자매가 되려고 노력하고 나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서 봉사하면 이웃이 성화되고 교회의 모든 신자가 성화될 수 있다.      

        교회 공동체의 특성은 하나의 교회이고, 거룩한 교회이면, 공번된 교회, 사도 전승의 교회,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이다. 천주교는 모든 지역의 언어가 틀려도 전례적/교계적으로 일치하는 하나의 교회이다. 교회 공동체는 근원이 그리스도의 몸이고 순례의 여정으로 성화(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거룩한 교회이다. 교회 공동체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의무를 포함하는 공번된 교회이다. 교회 공동체는 성서와 성사와 성전을 통해서 모든 신앙교리, 전례예절, 윤리 규범의 기원을 사도들에게 두고 있는 사도 전승의 교회이다. 마태복음 18장 18절에 사도들에게 말씀하시길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하시면서 사도들에게 성사권과 교회의 통치권을 주셨다. 고백성사로 죄를 사하여주시는 사제는 하느님에게서 성사권을 부여 받아 실천하는 사도이다. 교회 공동체는 종말론적이고 복음적인 공동체이며 하느님 나라에 초대되어 회개와 복음을 믿고 실천하는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이다.  

        교회 공동체는 항상 성령의 인도를 받고 있다. 마태오 복음 28장 20절에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교회가 있는 곳에 성령이 계시고 성령이 계시는 곳에 교회와 모든 은총이 있으므로, 성령은 교회의 혼이다.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는 우리 모두는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사생활에 충실하며,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