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이며 또한 성소주일이기도 한 오늘 우리는 요한복음 10장의 ‘목자의 비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목자와 양의 관계를 세 개의 동사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먼저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듣습니다.’(요한 10,3 참조) 그 음성을 들은 양들은 그 음성의 주인공이 바로 자기들의 목자라는 사실을 ‘압니다.’(요한 10,4 참조) 그리고 양들은 자기들의 목자를 ‘따릅니다.’(요한 10,4 참조)

 목자와 양의 관계에서 양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목자의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일 먼저 선행되지 않으면, 목자를 알고, 따르는 것은 불가능해 집니다. 양들은 제일 먼저 목자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목자의 음성을 듣지 않는 양은 그 목자의 양이 될 수 없습니다.

 목자의 음성을 들은 양은 그 음성의 주인공이 자신의 목자임을 알게 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다음 동사의 선행 조건이 됩니다. 자기의 목자를 알아야만 양은 목자를 제대로 따를 수 있습니다. 자기의 목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양은 길을 잃고 헤매거나, 아니면 우리에서 영영 나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의 목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양만이 목자를 따릅니다. 이는 양이 해야 할 마지막 단계입니다. 자기 목자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목자의 음성을 듣고, 자기 목자를 알게 된 양은 목자를 따릅니다. 그래야만 시편 23편의 말씀처럼, 목자가 푸른 풀밭으로 양을 데리고 가서 쉬게 하고, 잔잔한 물가로 양을 이끌어 물을 마시게 하며, 목자의 막대와 지팡이가 양에게 위안을 줍니다.(시편 23,2.4 참조)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양들이 지켜야할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나는 것’입니다.(요한 10,5 참조) 양들은 자기 목자의 음성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음성을 들으면 그를 멀리 피해 달아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을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온 도둑’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요한 10,10 참조) 만약 양이 자기 목자가 아닌 낯선 이를 따라간다면 죽임을 당하거나 멸망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당신이 바로 ‘양들의 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10,7 참조) 양들이 그 문을 통하여 들어가야만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라고 하십니다.(요한 10,9 참조)

 예수님의 이 말씀들 안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강조하시는 것은 바로 당신이 양들의 유일한 목자이며 유일한 문이라는 것입니다. 당신 외에 다른 목자나 다른 문은 없다는 것입니다. 양들의 유일한 목자이시고, 유일한 문이신 당신의 말씀을 듣고, 당신을 알고, 당신을 따르며, 당신 아닌 것들에 대해서는 멀리 피해서 달아나는 것이 그분의 양이 되기 위한 조건이고, 그분의 양으로서 해야 할 일이며, 삶의 자세라는 것을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