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우리는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평신도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신도의 의무를 충실히 살아온 어느 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 여인은 젊었을 때 집안의 반대를 뿌리치고 수녀원에 입회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종신서원을 하기 전에 병을 얻어서 부득이 수녀원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집에도 못 돌아 가게 된 여인은 산자락아래의 초가집에서 기거하면서 주위의 밭을 일구고 근검절약하여 모은 돈으로 고아들을 돌보고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수 십년을 봉사하여 주위에 어느 정도의 땅을 소유하게 되자 주교님께 간청하여 그 산자락아래에 성전을 짓게 되었고 지금은 매주 4천명정도의 신자가 모이는 부산에서 큰 성당중의 한곳이 되었습니다. 한 아가씨의 고달픈 삶 속에서 시작되어 큰 성전으로 발전 하게하시는 하느님의 이끄심은 참으로 놀라왔습니다. 비록 성직자인 수녀님이 되는 길은 꺾였지만, 평신도인 이 가냘픈 여인은 수 많은 성직자도 이룰 수 없는 큰 성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평신도는 교회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성직자는 신자와 하느님을 연결하는 다리 역활을 하고 수도자는 가난 속에서 기도로서 풍요롭게 사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지만, 평신도는 교회를 지키고 가꾸어서 풍요로운 삶을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사제는 교회가 세속에 빠지지 않게 하기위해서 기도하고 지도합니다. 평신도인 우리 신자들은 교회의 신자들이 세속에 물들지않도록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평신도는 장터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예언자가 제자들에게 독안에 돌을 가득채우라고 하자 제자들은 돌을 가득 채우고 나서 더 이상 들어갈 틈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다음에 모래를 채우라고 하였습니다. 모래가 돌 사이의 빈틈을 채우고 나자 제자들은 더 이상은 틈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제자들에게 물을 채우라고 하자 모래사이의 틈으로 물이 가득채워졌습니다. 여기서 독의 하느님의 나라이며 돌은 사제이고, 모래는 수도자이며 물은 평신도에 대한 비유입니다. 아무리 사제와 수도자가 독을 가득채워도 빈공간이 남아 있으며 그 빈공간은 평신도가 채워야 합니다. 우리는 평신도 사제직을 통하여 복음을 전파하고 독의 빈공간을 채워야 합니다.

200년 전에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되기 시작할 때 황일광이라는 백정이 천주교모임에 참석하여 같은 교우였던 양반님들한테 형제로써 대우를 받게 되자 감동하여서 “나에게는 천국이 두 곳이다. 여기도 천국이고 죽어서 갈 곳도 천국이다”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사제가 없었어도 평신도인 양반들이 천주의 뜻을 올바로 이해하고 신분을 타파하고 복음을 전파하였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교회를 지키고 증거하며 부끄럼 없이 살아가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국의 많은 비신자들은 장터에서 만나는 신앙인 중에서 천주교인들을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장터에서 다른 이에게 따듯한 마음을 주고,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최전방에 있는 사람입니다. 내 삶이 빛과 소금이 되는 깨어있는 삶이 되고 하느님의 자녀됨을 깨닫는 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힘든 세상에서 당신을 증언하며 기억하고 감사하며 하느님의 능력안에서 살아가는 자녀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