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2010. 2. 19 이사 58,1-9; 마태 9,14-15)

사순시기에 우리는

온 힘을 쏟아

그분을 만나기 원합니다.

그리고 꼭 새로운 부활을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도는 “저 높은 곳에” 계신 하느님을 향한 외침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목청껏 소리쳐라”

“나팔처럼 네 목소리를 높여라”고

기도의 간절함을 가르치는 이유이겠지요.

한편

우리의 외침이 “저 높은 곳에 들리게”하기 위해서는

결코 “지금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지금처럼” 허술하게 믿는 마음으로는

“지금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생활로는

“지금처럼” 제 몸을 사리고

“지금처럼” 

이웃을 다그치고,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을 하면

아무 소용없다고 합니다.

목청을 돋워 외치기 전에

정의와 공정과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을

깨우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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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온 교회는 단식을 선포하고

우리는 모두

끼니를 거르며 그분과 가난한 이웃을 기억했습니다.

어제 우리의 모습이

주님께 어여쁜 까닭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음에도

스스로 절제한 까닭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할 수 있는 것일지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일지라도

주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면

돌아서 뿌리치는 공부를 한 것입니다.

생각만 틀면 가능한 죄

마음만 바꾸면 선택할 수 있는 죄

아무도 모르게,

능청스럽게, 

얼마든지 지을 수 있는 죄의 가능성을

주님을 기억하며

교회의 뜻이기에 따랐던 것처럼

그렇게 사순을 살면 좋겠습니다.

하여 우리 모두가

기쁘게 맞이할 부활잔치에서

사순 시기처럼만,

“꼭 ‘지금처럼’만 살고, 외치고, 행하면 된다”는

주님의 칭찬을 들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단식도 희생도

그보다 더한 고행일지라도

그분께서 좋아하지 않으시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오늘 

그리고 지금,

그분께 외쳐 기도하되

먼저 

그분의 뜻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분의 뜻은

우리 모두가 선한 마음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상대가 원하는 것 보다 더 많이 내어 주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

마음을 달라고 조르고 계십니다.

속에 있는 것까지 모두 다

내어 놓으라고 성화를 부리십니다.

그분께서 원하시니

몽땅 드리고 

텅 빈 마음에 그분만을 모시는 복된 사순이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