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 죽음의 길… 과연 무엇이란 말입니까? 인간은 죽음의 길을 걷고 있어 생명의 길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길 가운데 어디가 죽음의 길이란 말입니까? 우리는 저마다 살려고 길을 걷는데 말입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 죽음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간의 운명, 즉 최종 목적지는 ‘죽음’입니다. 인간은 세상 그 어느 존재보다 영리하지만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끝마쳐집니다. 아무리 부유하고 아무리 유명하고 아무리 권력이 있고 아무리 영리하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죽음’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지요.
헌데 우리는 그것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살아있는 시간 동안은 죽음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지려고 노력합니다. 건강을 찾고자 하고 육신의 생명을 최대한 즐기려고 하지요. 그러나 그런 노력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우리는 오히려 역으로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셈입니다.
죽음에서 벗어나는 생명의 길을 인간은 알지 못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생명을 연장하거나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오직 생명을 주신 분이 그렇게 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생명의 길은 생명을 지니신 분만이 가르쳐 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명의 길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구체적인 인격을 통해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분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길이 바로 생명의 길이었지요.
하느님은 드러내 보이셨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를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수많은 이들이 같은 길에 머물러 있었지만 결국 떨어져 나가고 말았습니다. 다시 유혹에 빠져들고 옛 삶을 그리워했지요. 이집트를 그리워한 이스라엘 백성처럼 그들은 새 길을 알고도 옛 삶을 그리워하여 하느님의 진노를 사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길은 여전히 우리 앞에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길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너무나 다른 것이지요. 우리는 많은 경우에 알면서도 살지는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