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줄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은도 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줄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은 바로 자신의 믿음이었습니다.
우리는 은과 금, 즉 재물이 있습니다. 재물이 없다 하더라도 재주가 있습니다.
우리는 가진 것이 많습니다. 헌데 내어주기는 거부합니다.
믿음은 우리의 가진 것, 즉 우리가 현세적으로 의지할 것이 적을수록 더욱 그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에게 안주할 곳이 남아있는 이상은 우리의 믿음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이들은 희망을 걸었던 것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 되어서야 하느님을 찾곤 합니다.
그 시기가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우리가 미리 하느님을 찾지 않고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에 하느님을 찾을 때에는
정말 하느님이 필요해서 찾기보다는 그저 화가 나서 따지기 위해 하느님을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따지는 분이 과연 우리에게 무슨 잘못을 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좋은 것들은 그분에게서 나왔고 그분이 허락해 주셨던 것입니다.
헌데 과연 우리는 그 순간들에 하느님에게 감사를 드린 적이 있을까요?
뭔가 큰 선물을 받을 때에는 그분을 잊고, 뭔가를 잃어버리고나면 그분을 찾고...
더군다나 그것도 목소리를 키워 가면서 그분께 따지고 드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기보다는 배은망덕한 일이 아닐런지요.
지금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가 하느님을 원망할 수 있는 기반은,
여전히 우리에게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생명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이 행하는 불의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온통 스스로에게 집중해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