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번번이 그분의 사랑을 배신했습니다. 드러놓고 누군가를 배신하는 행위를 한다고 배신이 아니라 그분이 바라는 길에 정반대로 서 있는 모든 것이 배신의 행위가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선택하기보다는 세상이 주는 안락함과 편의, 쾌락을 찾는 것이 일상입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우리의 육신을 살리고자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아직 이 ‘영원한 생명’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어떤 위대한 인도자, 성인 정도로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그저 훌륭한 말을 쏟아놓고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분의 진정한 구원자로서의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이미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휴머니즘, 인간애라고 표현하지요. 다른 이들의 육신적 고통을 바라보며 그것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단체들이 실제로 나서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지요. 마음을 다해서 도와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거기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살려야 할 것은 그들의 죽어갈 육신이 아니라 ‘영원한 죽음’에서 그들을 이끌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복음화’의 의미이고 그런 복음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그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도 거침없이 해 내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 결정적 관점의 차이 때문에 우리는 오해를 많이 받습니다. 우리에게는 미사는 참으로 거룩한 전례입니다. 우리의 희망을 늘 상기시키는 중요한 활동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이 거룩한 전례를 무슨 굿판 정도로 착각합니다. 기복신앙의 자리이요, 연극 활동처럼 생각하지요. 아닙니다. 미사는 우리 신앙의 핵심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고 반드시 필요한 행위입니다. 이 미사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참된 사랑을 깨달아 그것을 삶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세상 사람들의 오해를 살 만한 요소들은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의 본질적 관점은 ‘영원’이기에 그 영원에서 비롯하는 가치를 지닌 것들을 소중히 여길 수 밖에 없는데도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상적 관점에서 그러한 ‘신비적 가치’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예수 성심과 그에 관련한 신심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체조배와 성시간도 마찬가지이지요. 사람들에겐 그것이 그저 시간낭비로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 시간은 누구보다 소중한 분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지요.

6월,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날입니다. 다른 어느 성월보다 더욱 성체를 향한 극진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예수님의 죄인을 향한 사랑에 동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