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내 멍에’라는 표현은 ‘다른 멍에’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바로 세상이 지워주는 멍에이지요. 그건 여러분들이 이미 겪고 있는 바입니다. 세상은 모든 것에 스트레스를 줍니다. 잠시의 휴식도 없습니다. 언제나 더 높게 더 뛰어나게 되어야 한다며 사람을 압박하지요. 어느 한 순간도 현재를 누리게 도와주지 않습니다. 사람더러 톱니바퀴의 일부분이 되어 망가지는 순간까지 열심히 돌아가라고 하지요. 그렇게 사람은 소모적으로 빙글빙글 도는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엔가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는 셈입니다.
추상적으로 적어서 이해가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부모들의 은근한 경쟁에 시달리게 됩니다. 태어나는 장소가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심지어는 중요하다는 날짜에 맞춰서 억지로 먼저 꺼내기도 합니다. 아주 가관이지요.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온갖 화려한 것들에 둘러싸입니다. 아이들이 사물을 알아가는 시기에 부모의 사랑보다는 온갖 모빌과 사치스런 장난감들, 그리고 값비싼 유아복에 둘러싸입니다.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 사진을 찍어 올리며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후줄근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요. 학교에 들어가면 이미 아이의 경쟁이 시작되게 됩니다. 아니 학교 이전에 이미 보육원, 유아원, 유치원을 거치면서 경쟁이 시작되지요. 뭘 하든 우리 아이가 더 나아야 합니다. 학교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중학생을 자살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게 성적을 맞춰 대학교를 들어가고 또 성적에 맞춰 직장을 구합니다. 이미 그 아이는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돈’이 곧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는 아주 강력한 최면을 지니고 살아가지요. 그러다가 나중에 늙어 가진 것이 없고 보면, 그리고 자신의 자녀들이 자신들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이미 생은 종착역에 다 이르러가고 스스로 잔소리만 해대는 뒷방 늙은이가 되어 있게 됩니다. 물론 그 뒷방은 번지르르한 노인 요양원이지요. 하지만 자녀들 중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궁전입니다.
이 글을 읽고도 세상의 멍에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답은 없는 셈입니다. 예수님의 멍에는 ‘진실함의 멍에’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서 받게 되는 멍에이지요. 예컨대 세상의 욕구의 수렁에 빠져들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멍에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나머지 삶의 부분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꾸며지게 됩니다. 하지만 모범 사례가 없어 보이니 이런 삶은 가리워져 있는 셈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마태오 11,28-29)
예수님의 가벼운 멍에가 감사히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그분은 온유하고 겸손하시니 다가와서 배우려는 누구에게나 기꺼이 세상의 멍에를 벗겨주시고 당신의 가벼운 멍에를 지우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옛 것이 익숙하고 좋다고 하면서 자신의 멍에를 고수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오늘도 그들의 멍에를 광고하는 텔레비전을 켜지만 진리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성경을 들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