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묵상

 

새 시대의 요구(사도 2,42,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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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에 이른바 그리스도 교회가
각 교파를 합쳐서 근 2천 개가 있습니다.
만약 서울에 공산주의자들의 아지트가
2천개 있었다면, 서울뿐 아니라 전 국토가
벌써 적화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회를 그리스도 교화시키기는 커녕
반대로 교회가 세속화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한마디로 복음을 전한다
하면서, 사랑을 설교 하면서, 참으로 사랑을
살줄 몰랐기 때문에, 형제애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소외되고 억압되고 있습니까?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착취당하고, 인권이
유린되고 있습니까? 근로 대중을 봅시다.
교회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젊은 세대를 봅시다. 교회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고 있습니까? 노인, 고아 등 우리의 형제애를
요청하는 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형제, 부당하게 옥에 갇힌 이들,
병든이들, 모두가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이고
우리의 형제 자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세속에 너무 물들어 가는
교회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와 같이 그들 속에 살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그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힘이 모자랍니까? 조직이 부족합니까?
물질이 없습니까? 그런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에 대한 관심,
그들에 대한 사랑, 봉사 정신, 희생의 결여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의 결여에
큰 이유가 있습니다. 새 시대는 우리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새 시대는 우리에게 입
으로만의 설교를 듣기를 원치 않습니다. 
새 시대는 우리에게 후세를 위한 기도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새 시대는 우리에게 형제애를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