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냥 그럭저럭 살아가지 딱히 악하거나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무엇이 선한지 무엇이 악한지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과 악을 혼동하게 됩니다. 사탄은 악을 선으로 둔갑시키고 선을 악으로 둔갑시키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거룩함에 다가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그것이 마치 수치스러운 일이라도 되는 양 주변 사람들을 부추겨 용기를 잃게 하고, 반대로 악한 일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라도 하게끔 종용합니다. 그런 세상적인 움직임 속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선과 악에 대한 뚜렷한 인식 없이 살아가는 것이지요. 실제로는 악한데 스스로를 그저 그런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며 반대로 첨으로 마음이 양선한 사람인데 지극한 겸손 속에 자신을 죄인으로 인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지요. 파멸에 이르는 길은 넓어서 많은 이들이 그리로 간다고 말이지요.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9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신앙의 언어는 주로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근원이시고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으며 동시에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부성은 또한 모성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내재성 그리고 하느님과 당신 피조물 사이의 친밀성에 더 주목하여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의 언어도 부모들에 대한 인간적 경험에서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간인 부모들이 그릇될 수도 있으며 부성과 모성의 모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성별을 초월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인간적인 부성과 모성의 근원이며 척도이시면서도 이를 초월하신다. 아무도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