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자유라고 외치면서
방종의 길 가며,
입으로는 뜨거운데 가슴은 냉랭하다.
자존심은 찾으면서
자만심으로 가득차고,
손님으로 살면서도 주인행세 하려하고,
구경꾼으로 팔짱끼고 있으면서,
불이익이 있을 때는 슬그머니 빠지고
이익이 있을 때는 슬그머니 끼어든다.
열매는 하나 없이 잎만 무성해도
봄과 여름에는 그 누가 알 수 있으랴.
가을이 되면 열매 없는 나무요
쭉정이 였음이
남김없이 나타나고 마는 것을
희생 없는 사랑이
어찌 참 사랑 이겠으며
책임 없는 삶이
어찌 진실하다 할 수 있으랴
삶은 보이는 전시가 아니라
보여지는 행동이며 실천인 것을
십자가 없는 신앙은
삶을 변화시킬 수 없고
십자가 없는 믿음은
역사를 바꿀 수 없는 것을.
우뚝 솟은 저 십자가
오늘도 절절이 외치는데
듣는 이 찾지 못하고
대답 없는 메아리만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