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제품

시간이 갈수록 깨닫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그렇습니다. 싼 건 고급떡이 아닙니다. 싼 건 비지떡일 뿐입니다. 싼 이유는 쌀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비싼 것은 비싼 값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얻었다고 기뻐하곤 하지만 역시 싼 것은 싼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가면 알게 됩니다.

영적인 면에서도 희생 없이 얻어지는 것은 싼 덕목들입니다. 예컨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잘난 얼굴은 언뜻 한 사람에게 많은 것을 보장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세상 안에서 얻을 만한 것을 얻게 해 줄 뿐 실제로는 그 사람이 아무런 노력 없이 얻게 된 것이니 그 사람의 내면에 아주 ‘싼’ 작용을 할 뿐입니다.

만일 그렇게 선천적인 잘난 외모를 지닌 사람이 자신의 잘난 얼굴만 믿고 살아간다면 아마 수많은 이성들의 관심을 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로지 그의 얼굴만 바라보고 모여드는 이들은 그의 얼굴은 바라보겠지만 머지않아 그가 지닌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것도 보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때에 그가 지독한 ‘교만’, 즉 자신의 얼굴이 잘났다는 교만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사람들은 그에게서 모두 흥미를 잃고 떠나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곁에 남아 있게 되는 이들은 그러한 내면의 칼날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을 마음에 들어하는 ‘공허’로 가득한 이들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어떻게든 내면을 가꾸지 않으면 결국 그 마음 밭에 기르고 있는 것들을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의 내면 상태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꾼 만큼 가지게 된 것을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가꾸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 덕목들이 존재합니다. 인내, 겸손과 같은 것들은 우리가 일상 안에서 실제적인 체험을 통해서 견디어 내지 않으면 좀처럼 자라나지 않는 덕목들입니다. 가식적인 겸손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고, 지금의 상황이 평온하기에 스스로는 인내심이 크다고 착각하고 있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아주 작은 시련이라도 주어지게 되면 이들은 당장에 그 매서운 맛을 견디지 못하고 본질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들은 ‘싸구려’ 신앙인들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