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봉사활동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봉사’라고 부르기도 힘든 일들이지요. 봉사가 아니라 도리어 봉사를 받고 오는 셈이니까요. 일상에 감사하지 못하는 내가 도리어 그들을 통해서 ‘감사할 줄 아는’ 도움을 얻는 셈입니다.
여전히 부유한 나라, 부유한 이들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동네를 방문하면서 자신들이 뭔가를 한다고 착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오히려 배움을 얻는 계기가 되는 것이지요.
선교지 본당에 살면서 이런 대접을 많이 받습니다. 불쌍하다고 취급을 하고 고생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불쌍하지도 고생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그들의 착각이지요. 저는 오히려 더 충만한 삶을 유지하고 살아갑니다. 그들이 이 커피를 마실까 저 커피를 마실까를 고민하는 시간에 저는 감사히 커피를 마시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 뿐입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그들이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가방에 가득 실어와 던져주는 것들은 필요하지도 않았던 것이고 남아돌아 썩게 됩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 자본주의의 근본이고, 그 생각이 얼마나 많은 문명들을 짓밟았는지 모릅니다. 재화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때에 쓰여야 옳은 것입니다. 무턱대고 쌓아놓는다고 나아지는 법은 없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재물’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랑’이지요. 그리고 이 사랑은 꾸준하고 지속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사랑이 무척이나 아쉬운 시기들입니다. 헌데 왜 사람들은 사랑의 최상급인 하느님을 찾을 줄 모르는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