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서 본당 활동을 했다.
자잘한 감투도 쓰고 본당 안에서 유명인이 되었다.
본당 신자들 때문에 넌더리가 났고 결국 본당활동을 접었다.

사랑이 넘쳐나는 것 같은 한 공동체 안에서 살고 싶었다.
공동체 회원이 되었던 날 ……. 남은 삶을 던져 살고 싶었다.
이십년도 넘게 걸려서 종신 서약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역시……. 공동체 회원이나 본당 신자들이나 뭐가 다르랴 …….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지식이 많아지는 것도, 감투를 많이 쓰는 것도, 서약자의 징표를 갖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주님께서는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하셨고
아직도 주님께서는 내가 그리스인이기를 바라고 계신다.

종교인으로써 지식이 있지만 그리스도인답지 못하고
본당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그리스도인답지 못하고
공동체에서 중요한 책임을 맡았지만 그리스도인답지 못하고
봉헌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리스인답지 못한 
나를 주님께서는 역겨워 하신다.

어제 손자가 견진성사를 받았다.
짧은 시간 많은 생각을 했다. 손자가 앞으로 겪어내야 할 신앙 안에서 시련들…….
그렇구나 싶었다.
내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내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내 곁에 있는 형제들의 허물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죄도 많이 짓고 허물도 많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형제들도 성체를 영한다.
주님께서는 형제들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기를 원하시기에 성체성사를 허락하셨다.
이제부터 형제들이 영해서 가슴속에 녹아든 성체= 예수만 보아야 한다.

긴 세월 참 많이 돌고 돌았는데……. 결국 !! 
처음부터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스도인이 되라 만 남는다.
주님께서는 오직 한 가지만 바라고 계셨다.
내가 사랑에 있어서 완전한 사람이 되기만을 바라고 계신다.

왜? 살아야 하는지?........ ‘사랑에 있어서 완전한 자가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