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올곧게 하면서 남에게 온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편하려고 남들에게도 자비로운 척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온유한 사람은 하느님 안에서 온유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열린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지요.
반대로 거짓 온유를 지닌 사람은 ‘무조건’ 온유한 척 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사실 많은 것을 ‘방치’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취하는 수단으로 ‘온유한 얼굴’을 할 뿐입니다. 적지 않은 엄마들은 이런 식으로 자녀들에게 ‘거짓 온유’를 실천합니다. 마치 자신은 자녀들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척을 하면서 실제로는 자녀들을 방치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위신은 중요하기에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아이들을 닥달하기도 합니다.
중고등학교 내내 자녀들이 무슨 짓을 하건 관심이 없다가 대학교에 들어갈 성적이 틀어지면 그제서야 화를 내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변명이 ‘나는 너를 편안하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도록 키웠는데 결과가 이게 뭐냐?’라는 것이지요. 아닙니다. 이 부모들은 자녀들을 ‘방치’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위신 때문에 방치한 아이를 잡으려고 드는 것이지요.
참된 온유함은 ‘하느님의 사랑’을 잃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지요. 자녀가 어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면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면서 괜찮다고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자녀들은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무관심 속에서 아이를 키우다가 나중에 사랑이랍시고 자신의 욕구를 쏟아붓는 이들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9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신앙의 언어는 주로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근원이시고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으며 동시에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부성은 또한 모성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내재성 그리고 하느님과 당신 피조물 사이의 친밀성에 더 주목하여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의 언어도 부모들에 대한 인간적 경험에서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간인 부모들이 그릇될 수도 있으며 부성과 모성의 모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성별을 초월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인간적인 부성과 모성의 근원이며 척도이시면서도 이를 초월하신다. 아무도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