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집에 늘 싸움이 끊이지 않아요. 하지만 늘 싸우는 건 아니예요. 잠깐 충돌이 있고 말지요. 하지만 다음날이 되면 또 같은 일이 일어나요.

오늘 찾아온 케이스입니다. 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지속적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싸움을 일으키는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싸우게 되는 원인이 있지요.

그것은 바로 각 개인의 내면에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늘 싸웁니다.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싸우지요. 그래서 마치 이 싸움은 어제와 다른 것으로 생각하고 그리고 그 싸움이 길지 않기에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심각한 상태입니다. 속이 점점 더 썩어 들어가고 있고 대화는 메말라가고 있고 그 누구 하나 개선의 여지 없이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무엇이 더 나은가에 대한 감각도 혼미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않으려 합니다. 바로 영적 게으름에 빠져 있는 것이지요. 그들은 일상 안에서 게으르지는 않습니다. 모두 할 일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영적으로는 엄청 게으른 사람들입니다. 거의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영혼이 늘 잠만 자고 죽어 있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저를 찾아온 그 친구가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밥을 먹여줄 리가 만무합니다. 배가 고픈 사람이 먹을 것을 구걸하기 시작해야 하고, 목이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는 것이지요.

이는 또한 저의 문제, 즉 고충을 들고 찾아오는 이를 맞이하는 사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그런 내면을 분별해서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고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나름 용기를 내어 찾아온 그를 도리어 방치하고 무너뜨리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사제의 게으름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방치하고 내면으로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이가 능력이 없는 것은 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