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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함의 행복
오늘 전례를 관통하는 열쇳말은 ‘깨끗함’입니다. 1독서 요한 묵시록에서 구원받은 무리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한 사람들로 묘사됩니다. 주님의 희생의 피로 깨끗함을 입은 이들, 그들이 선택됩니다. 화답송은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라고 노래합니다. 삶의 깨끗함을 유지한 이가 거룩한 주님의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는 찬양입니다. 요한 1서에서는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참된 행복 여덟 가지 중, 여섯 번째 행복은 깨끗함입니다. 깨끗함은 하느님을 바라보게 만드는 요체입니다. 성인이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바라보려면 필히 우리 삶의 불순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대기 중에 부유물이 많은 혼탁한 날에는 가시거리가 줄어들죠. 맑은 날에는 먼 곳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마음이 깨끗해지면 심지어 하느님을 뵙는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곧 하느님을 뵈올 수 없다면 그분이 너무 멀리 아득하신 탓이 아니라 볼 수 없게 만드는 온갖 부유물로 차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남상근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
생활성서 2016년 11월호 '소금항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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