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움직임

산/기도 - 평지/만남

예수님께서는 곧잘 이 움직임을 보이십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셔서 기도하시고, 때로는 변모하시고, 그리고는 평지로 돌아오시는 일련의 과정이지요. 우리는 이를 단순하게만 생각해 왔습니다. 예수님의 외적인 움직임만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 영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평지에서만 사신 분도 아니고 산꼭대기에서만 사신 분도 아닙니다. 예수님은 양자를 활발히 움직이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함부로 침범하지는 못했습니다.

산 위에서 기도하실 때에는 평지의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있었습니다. 반대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사람들에게 충실하셨지요.

산은 하느님과의 만남의 자리이고 평지는 사람들과의 만남의 자리입니다. 산은 하느님에게 사랑을 드리는 자리이고 평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즉, 이 움직임은 예수님의 영성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산에만 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느님에게 가까이 다가간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사람들에게서 도망가려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한 봉쇄수도의 성소를 받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살려는 이들은 하느님의 뜻을 무시하는 이들입니다.

반대로 평지에만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한 번도 만나러 가지 않는 이들이지요.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의로운 처신을 하려고 하지만 눈 뜬 장님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사람들 사이의 인간적인 일을 분별할 수는 있어도 하느님의 뜻을 분별할 자격이 없는 셈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아 산과 평지를 고루 다녀야 합니다. 산에만 있어서도, 반대로 평지에만 있어서도 안됩니다. 기도와 사랑 실천을 고루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