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안에는 언제나 마음을 모아서 읽어야 할 것이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삶과 죽음’을 평이한 차원에서만 이해하려고 들기 때문에 성경을 읽어도 이해를 올바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는다는 의미는 단순히 시간적으로 생을 마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발적인 움직임을 상실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도 죽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탐욕에 사로 잡히거나 이기심에 사로잡혀 이미 정해진 악의 길대로 걸어갈 때에 우리는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습니다.
반대로 살아있다는 의미는 생기가 있고 스스로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비록 우리의 육신이 그 생기를 다해 멈춰 선다 해도 우리의 영혼은 생생히 살아 있을 수 있고, 이 생기는 이미 지금부터 시작되는 셈이지요.
간단한 예로 엄청 값비싼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 것이 일반입니다. 하지만 죽어있는 이들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저 이를 원하기만 할 뿐이고, 반대로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그것을 원하는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면서도 그것을 왜 원하는지를 올바로 분별하고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들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살아있으면서 죽은 이들이 많으니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좀비와 다를 게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세상이 정한 길대로 움직입니다. 마치 좀비가 아직 좀비가 아닌 사람들의 뇌를 쫓아다니듯이 살아있는 죽은 자들도 세상이 정한 가치들에 얽매여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미모, 권력, 건강, 명예, 성공과 같은 것은 우리가 기꺼이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거기에 종속될 필요는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시체들에게는 오직 그것 뿐입니다.
죽은 이들은 죽은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나를 따라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